매매·전세·경매… 중대형 ‘3중 왕따’

최근 국내 주택시장의 특성은 중대형 주택의 ‘왕따’로 요약된다. 매매시장과 전세시장 모두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중소형과의 3.3㎡당 매매가격 격차가 줄어 중대형 실수요자들에게는 매수 호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8일 부동산거래서비스회사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재건축 시장을 제외한 서울의 현재(10월14일 기준) 매매가격은 중소형(85㎡ 이하)의 경우 3.3㎡ 당 1533만원으로 올초(1월1일·1567만원)에 비해 34만원 떨어졌지만, 중대형(85㎡ 초과)은 같은 기간 2176만원에서 2126만원으로 50만원 하락했다. 3.3㎡ 당 가격 격차가 609만원에서 593만원으로 16만원 줄어든 것이다.

전세시장도 마찬가지다. 중소형 주택의 3.3㎡ 당 전세가격은 올초 652만원에서 최근 686만원으로 34만원 오른 반면, 중대형은 769만원에서 801만원으로 32만원 올랐다. 중소형 주택 중심으로 전세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연초 대비 변동률로 비교하면 중대형 왕따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매매시장에서는 중소형이 -2.16%, 중대형이 -2.27%로 중대형 하락세가 더 컸고, 전세시장에서는 중소형이 5.18%, 중대형이 4.10%로 중대형 증가세가 더 작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주택 경매시장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9월 중소형 주택 낙찰률은 30.8%로 전월(28.99%)보다 높아졌지만, 중대형의 경우 9월 낙찰률이 28.03%로 전월(28.48%)에 비해 오히려 낮아졌다.

이에 따라 부동산중개업계에서는 중소형 주택과 가격차가 그리 크지 않은 지역 중대형 아파트와 분양가보다 20∼30% 떨어진 중대형 아파트는 매수나 청약에 나서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피드뱅크 관계자는 “내년에 입주물량이 현저하게 감소하는데다 중대형 수요도 늘 것”이라며 “소형주택 거주자 등은 중대형 아파트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