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훈장’ 박세리 “만나는 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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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원요? 어제 경기 끝난 후 너무 피곤해서 일찍 못 일어났어요. 지금 서울로 올라가는 길인데…. 아마 미장원 찾을 시간은 따로 없을 것 같아요.”

1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실에서 체육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인 청룡장을 받기 위해 대전의 집에서 상경 중이던 박세리(33)는 이날 오전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피곤하다’는 표현과 달리 목소리가 밝았다. 17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하이트컵챔피언십에서 박세리는 7위(4오버파 292타)에 올라 ‘명예의 전당’ 회원의 체면을 세웠다.

“소감요? ‘최고의 상’인 만큼 기쁘죠. 그동안은 항상 선수의 입장에서 상을 받았는데 이번 훈장은 또다른 면에서 잘하라는 격려로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골프 발전에 큰 기여를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어요.”

박세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한국선수들의 ‘맏언니’로 평소 “후배들을 잘 챙겨주고 싶다”는 말을 해왔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아카데미를 세운다면 제 투어 경험을 최대한 살려 보다 체계적으로 만들고 싶어요. 또 골프장측의 배려가 부족한 때문인지 선수들이 6시간 넘게 경기하며 고생하는데 그런 문제들도 해결해 주고 싶어요.”

박세리에 대한 궁금증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역시 ‘은퇴시기’. “확실하지 않지만 2년 정도는 더 선수생활을 하고 싶어요. 좋은 성적을 거둬 마무리를 잘해야죠.” 지난 5월 박세리는 벨마이크로 LPGA 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LPGA투어 개인통산 25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박세리는 나흘 동안 경기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에서 열렸던 하이트컵챔피언십 내내 돌이 갓 지난 듯한 여자 아이를 어르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목격돼 갤러리들의 시선을 받았다. 조카인 김나연양이다.

“조카와 노는 모습에 많은 분들이 결혼에 대해 물어보세요. 사실 저는 미국투어에 진출하며 26, 27세 안에 결혼도 하고 메이저 우승도 하자는 목표를 세웠었어요. 그런데 결혼은 뒷전으로 처졌어요. 좋은 감정으로 만나는 분은 있어요.” 박세리는 4년 전부터 로스앤젤레스의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한 살 연상의 재미교포 1.5세 토미 김씨와 교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사임다비 LPGA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9일 오전 출국한다. 이어서 오는 28일 중국의 휴양지인 하이난 미션힐스리조트에서 열리는 이벤트대회 ‘미션힐스 스타 트로피’에 출전해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과 우정의 샷 대결을 펼친다.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