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벗겼는데 성폭행 없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과 관련, 경찰이 “피해자로부터 성폭행 피해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네티즌이 발끈하고 나섰다.

네티즌은 “피해자와 피의자간 거친 몸싸움 과정에서 피해자의 속옷(팬티)이 벗겨진 것으로 보인다”는 경찰 발표에 “어떻게 싸워야만 팬티가 벗겨질 수 있느냐”며 성폭행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양경찰서는 29일 이 사건에 관한 수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A(16.고교 2학년)양을 목 졸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김모(16.고교1년 자퇴)군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면서 당초 A양의 시신 옆에서 찢겨진 팬티가 발견된 점에 비춰 성폭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였지만 조사결과 김군과 A양이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벗겨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네티즌은 그러나 사건 당일 김군이 소주를 1병 이상 마셨고, 스스로 A양과 몸싸움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음에도 경찰이 성폭행 시도조차 없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경찰 수사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경찰 수사발표에 따르면 사건 당일 김군은 A양과 함께 술을 마시다 A양이 먼저 욕설을 하며 시비를 걸어오자 말다툼을 했고, 급기야 몸싸움으로 번졌다.

이 과정에서 A양이 김군의 머리채를 잡았고 과격해진 몸싸움에 김군은 바닥에 쓰러졌다.

이에 격분한 김군은 양손으로 서 있는 A양의 반바지를 힘껏 잡아내렸고, 이 과정에서 A양의 팬티가 찢어지면서 벗겨졌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그러면서 A양의 반바지 역시 무릎까지 벗겨졌지만 A양이 황급히 바지를 올려 입었고,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한 김군이 A양을 목 졸라 살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특히 결정적으로 김군이 성폭행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는데다 A양의 몸에서 김군의 DNA가 발견되지 않은 점에 비춰 경찰은 김군이 실제로도 A양에 대해 성폭행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A양의 속옷이 벗겨진 경위를 묻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공원 잔디밭에 둘이 앉아 말싸움을 하던 중 피해자가 피의자의 머리채를 잡았고 평소 머리 만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인 김군이 격분해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팬티가 찢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네티즌은 “속옷이 벗겨진 자체가 증거가 아니냐”, “몸싸움 하다가 팬티가 벗겨졌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 “성폭행 하려다 홧김에 살해한 것이 아니냐”라고 수사결과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