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철학 ‘생명’을 논하다

국내외 인문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통해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통찰, 사유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목표로 출간하게 되는 ‘뉴아카이브 총서’ 첫 번째 책이 나왔다. 자음과모음이 15일 출간한 이기상(철학) 한국외대 교수의 ‘글로벌 생명학 - 동서 통합을 위한 생명 담론’이 바로 그것.

이 책은 생태 위기를 겪고 있는 인류의 당면 화두를 ‘생명 문제’로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서구적 세계 모델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그 대안으로 ‘생명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제시한다. “인간이 또 다른 천년을 맞이할 수 있으려면 자연에 대한 관계맺음의 방식이 바뀌어야 하고 우주 안에서의 인간의 사명에 대해서도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동서양의 대화를 통해 ‘생명과 더불어 철학’하면서 인류의 문제를 함께 풀어 나가려고 시도해야 한다.”(15쪽) “과거 어느 때보다 생명학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이다. 개인으로서의 내가, 인간 종으로서의 인류가, 생명체의 하나로서의 인간이, 우주 진화의 결정체로서의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연구해야 할 때이다.”(329쪽)

저자는 하이데거 연구 분야의 권위자로 대학에서 독일의 현상학과 실존주의를 강의하는 한편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의 초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한국 사상가들의 철학적 정수를 소개하는 일에도 앞장서 왔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류영모, 함석헌, 김지하 등 국내 사상가들의 생명 담론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한국적인 이론의 세계화’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