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사 극락전 목재 곳곳 ‘이탈현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봉정사 극락전의 도리와 보가 만나는 부분에서 이탈된 목부재. 보수공법의 잘못이냐, 보완재가 튀어나온 것이냐를 놓고 논란중이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제공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추정되고 있는 경북 안동시 봉정사 극락전(국보 제15호) 곳곳에서 목재 일부가 바깥쪽으로 튀어나오는 부재(部材·구조물에 쓰이는 재료) 이탈(탈락) 현상이 진행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4일 “우리나라 목조문화재를 대표하는 안동 봉정사 극락전의 전면 도리부분과 측면 보, 측면 창방 부위에서 목재가 부분 이탈되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황 소장에 따르면 봉정사 극락전에서 현재 부재 이탈 현상이 육안으로 확인되는 곳만 5군데에 달한다. 특히 하중이 집중되는 도리와 기둥이 만나는 부분(주두와 첨자)에서 부재 이탈 현상이 뚜렷하며 창방(기둥과 기둥사이 도리 밑의 긴 부재) 부분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확인돼 정밀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통일신라시대 건축양식을 본받은 봉정사 극락전은 정면 3칸, 측면 4칸 크기의 맞배지붕 건물로 1972년 보수공사에 이어 지난 2001∼2003년 해체수리 공사를 실시했다. 2001년 수리공사 당시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축물이라는 중요성을 감안해 가급적 부재를 교체하지 않는다는 방침 아래 썩은 부분을 긁어내고 수지(樹脂·에폭시 일종)로 보강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이와 관련, 황 소장은 “당시 보수공사에 참여했던 수리기술자가 수지는 굳으면 딱딱한 돌덩이처럼 견고해지는 성질 때문에 계절에 따른 온·습도 변화에 따라 수축과 이완을 거듭하는 나무와 분리될 수밖에 없어 이번과 같은 부재 이탈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며 “문화재 보수공사에서 수지공사 등 현대적 공법을 채택할 때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창준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국장은 “사진상으로 볼 때 수지처리의 문제보다 옛 부재의 갈라진 틈을 보완하기 위해 끼워넣은 신부재가 수축·팽창을 하는 과정에서 튀어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 조사를 해봐야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