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맞는 ‘복지票퓰리즘’>“복지예산 62% ‘無償’에 쏟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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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3+1’식 무상시리즈(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등록금)에 들어가는 한 해 예산 규모와 재원마련 방식에 대해 정당 간은 물론, 정부 및 전문가 그룹 사이에서도 견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정부 및 전문가 그룹 일각에선 민주당이 주장하는 수준의 복지 혜택을 실현하려면 올해 우리나라 예산의 44%를 무상시리즈에만 쏟아붓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16조4000억원 vs 52조7564억원’= 민주당은 13일 이 4가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추가되는 정부 예산이 한해 16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48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하지만 14일 문화일보가 정부 및 국회예산정책처, 의료계 등 전문가 그룹이 공개적으로 밝혔거나 내부적으로 추산하고 있는 총액을 따져본 결과, 그 액수는 오히려 한나라당 산정액보다 4조원가량이 많았다. 총 52조7564억원으로, 민주당이 주장하는 총액의 3배 이상(321%)인 것이다. 민주당의 계산대로만 하더라도 올해 우리나라 복지 예산 84조4000억원 중 28%에 해당하는 금액을 무상시리즈를 위해서만 써야 한다. 그러나 정부 등의 추산을 따르게 되면 전체 복지 예산의 62%를 쏟아부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올해 예산과 추가 예산을 더한 내년도 복지 예산은 최소 137조1564억원에 달한다는 단순계산이 나온다. 이는 올해 전체 예산 309조1000억원의 44%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8조원 vs 30조원’= 이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무상의료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 수명 증가에 따라 추가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고, 1인당 보험료 등도 2배는 인상돼야 하는 등 국민들의 출혈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진수희 복지부 장관은 13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방식대로 하면 추가 소요 재원은 8조1000억원이 아니라, 최소 30조원에 달한다”며 “이러면 1인당 보험료가 2배 인상돼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모두에게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지난해 추계한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보장률 90% 달성에만 보험료 인상(9조6000억원)과 기업부담금(6조2000억원), 국고지원금(건강보험 전체 수입의 20%, 3조2000억원) 등 모두 19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민주당이 주장하는 간병비 급여화와 상병수당, 본인부담금 하향 등을 포함하면 수조원이 더 들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보장률이 높아지면 그동안 진료비 부담으로 병원에 가지 않았던 계층의 의료수요가 급증한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문제는 재원마련 방안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칫 복지 예산 비중이 40%를 넘는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를 따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부자감세 철회, 성장에 따른 세입의 자연증가, 세계잉여금, 비과세·감면 축소, 4대강 낭비 예산 삭감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재원 마련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우려는 당 내부에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만용·김충남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