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의 재발견… 고령화로 연령 늦춰지는 추세

고령화 시대에 ‘은퇴(retirement)’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16일 인터넷 톱기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인구학적 변화를 겪고 있는 현재 은퇴의 의미가 재발견되고 있다”며 “유럽에서부터 중국에 이르기까지 은퇴가 늦춰지는 등의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은퇴라고 하면 사실상의 모든 사회활동이 중단되는 것을 의미했지만, 고령화 인구가 급속하게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은퇴가 늦춰지거나 은퇴를 통해 제2의 삶을 발견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CSM은 경제난으로 자신이 운영하던 쌀가게의 문을 닫은 후 택시운전사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63세의 일본인과 64세까지도 시청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미국인 이야기 등을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최근 수년간 전 세계를 고통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경기침체, 역사상 가장 큰 인구학적 변화인 ‘고령화’가 이 같은 트렌드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제1세대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올해 65세로 이들은 전통적 의미에서 은퇴 세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들에게 앞으로 수년간은 ‘황금의 해(golden years)’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윌리엄 노벨리 전 미 은퇴자협회(AARP) 대표는 “은퇴는 끝이 아니라 오히려 은퇴 이후 노년층에게 일은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난으로 인해 줄어든 연금정책도 노년층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찾도록 하고 있다.

2009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된 한 보고서는 전 세계가 노년층을 위한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거나 확대하지 않는다면 일정한 생활수준 이상을 유지해 나가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기존 연금시스템을 개선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CSM은 “은퇴 문제는 정부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연금이나 의료보험 등에 대한 보다 창조적인 사고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