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살처분 200만마리 육박

발병 50일째를 맞은 구제역과 맹위을 떨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소, 돼지 등 우제류와 닭, 오리 등 가금류 555만여마리가 매몰처분됐다.

정부는 인구 이동이 최고조에 달할 설 명절 이전에 구제역 확산세를 꺾는다는 방침 아래 백신 접종에 나서고 있지만 한파와 일부 지역 농가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전국 6개 시·도, 51개 시·군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매몰 처분 대상에 오른 소는 13만2382마리, 돼지는 184만9436마리, 염소는 3480마리, 사슴은 1689마리 등 198만6987마리로, 200만마리에 다가섰다. 방역당국은 이 가운데 172만7715마리를 매몰처분했다.

지난해 12월29일 충남 천안과 전북 익산에서 처음 발생한 AI는 26건이 고병원성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161개 농장에서 기르던 닭과 오리 357만2187마리가 매몰 대상에 올랐다.

구제역과 AI로 555만9174마리의 우제류와 가금류가 매몰 처분된 것으로, 역대 최대 피해에 속한다.

구제역은 15, 16일 주말을 고비로 의심신고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나 혹한이 몰아친데다, 1·2단계로 나누어 진행키로 한 전국 대상의 백신 접종도 구제역 비발생지역 농가의 반발로 애로를 겪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1월말 넷째주 이후에는 구제역 확산세가 꺾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백신 접종이 무엇보다 원활하게 추진되어야만 가능하다”며 “접종 이후에도 예찰과 소독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