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복지의 함정-2>‘복지 무임승차’에 혈세 줄줄…‘共有의 비극’ 부른다

무분별한 무상복지 정책 남발과 이에 대한 기대는 ‘복지 무임승차’ 논란은 물론, ‘도덕적 해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또 복지 제도의 허점을 틈탄 무임승차자들의 증가는 결국 국민 혈세의 낭비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부유층까지 복지 혜택을 늘리겠다는 건 정작 필요한 저소득층에게 돌아갈 혜택을 줄이는 ‘복지의 역설’을 낳기도 한다.

◆ 복지 무임승차, 혈세 낭비를 부른다 = 건강보험료를 부담할 능력이 되는데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재된 고액 재산가들은 건강보험 ‘무임승차족’으로 불린다. 돈 한푼 내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로는 집이나 땅 등 재산만 있거나 금융소득이 연간 4000만원 이하이거나 연금소득만 있는 경우는 피부양자로 올라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현재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1953만명 가운데 재산을 보유한 피부양자는 453만명이나 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이 중 연금소득이 월 150만원을 넘는 피부양자는 14만명에 달해 이들이 지역가입자로 편입되면 연간 1000여억원의 보험료를 더 걷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건보 무임승차 문제 해결과 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과 연금소득 등을 가진 피부양자를 지역가입자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유소득자’가 기초생활수급자로… 도덕적 해이 =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편입해 세금을 축내는 ‘도덕적 해이’도 끊이지 않고 있다. 160만명에 달하는 기초생활수급자 가운데 숨겨진 소득이나 재산이 적발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기준으로 기초생활보장급여 대상 88만가구 중 9000가구가 부정수급한 사실이 드러나 급여 환수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7조3000억원에 달하는 급여 중 일부가 줄줄 샌 것이다.

◆ 무상의료가 저소득층을 울린다 = 6세 미만 아동의 입원 진료비 본인 부담액은 20%였다.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무상 입원비 제도가 도입되자 감기 등 경증 아동환자들까지 급증해 건강보험 급여가 대폭 늘었다. 공짜 진료비 제도가 시행된 2년 동안 건보 재정 부담이 1863억원 늘어났다. 2005년 이전 6세 미만 아동의 진료비 증가율은 4~6% 수준이었지만 2006년 한 해에만 39.2%가 폭등하기도 했다. 아동 입원 진료비 본인 부담액은 2008년 10%로 환원됐다. 전문가들은 무상의료 논쟁에서 진료비 부담이 줄수록 의료 이용량이 증가하는 가격 탄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