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여명작전’ 이후>각국 군사작전 강화… 해적도 ‘인질 방패’로 몸값 올릴듯

소말리아 해적들이 한국, 말레이시아, 프랑스 등 각국 해군의 무력작전에 맞서 인질을 인간방패로 세워 몸값을 올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각국은 기존의 해적선 감시 및 견제 방식이 크게 효과가 없었다는 판단에 따라 정규군 투입을 통한 군사작전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위기관리전문회사 이오스의 데이비드 존슨 이사는 23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이 각국의 군사작전 증가에 맞서 납치한 인질을 인간방패로 삼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꿀 듯하다”고 전망하며 “하지만 인질들을 더 잔인하게 다룰 것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해적들의 목적은 어차피 돈이기 때문에 인질을 인간방패로 삼아 위협하고 몸값을 올리기는 하겠지만 무조건 보복 살해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는 것이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들은 한국 해군의 공격으로 동료 8명이 살해된 것에 대해 한국인 선원을 인질로 잡을 경우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케냐에 본부를 둔 해사기구 ‘동아프리카 항해자 지원프로그램’ 운영자 앤드루 므완구는 한국의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성공 이후 일부 해적들이 인질을 해안지역에서 내륙으로 이동시켰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해적들이 지금 흥분해 있는 상태여서 어떤 일이든 저지를 수 있겠지만, 그들의 주된 목표는 언제나 돈이었다”며 존슨 이사와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각국의 공동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말리아 등 전세계 해상 해적행위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해적에 의해 납치된 배가 445건에 이르러 전년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해사국(IMB)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에만 해적행위로 선원 1181명이 납치됐고, 이중 8명이 사망했다. 지난 2006년 188명이었던 피랍 선원 숫자가 2009년 1050명, 2010년에는 1181명으로 늘어났다는 것. 세계 최악의 해적피해 지역은 역시 소말리아 인근 해역으로, 전체 피랍사건의 92%가 이곳에 집중됐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3척이 해적에 납치됐으며, 1월 현재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선박과 선원은 31척, 71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맞서는 각국 해군의 해적 소탕작전도 증가 추세이다. 프랑스 해군은 소말리아 인근해역에서 3차례 군사작전을 펴 피랍선박을 성공적으로 구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국민 1명이 프랑스 군의 총에 맞아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 유엔 연합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 미국 해군, 말레이시아 해군 등도 해적을 제압하고 선박을 구출해낸 적이 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