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떠오른 서우 ‘독하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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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신은경 선배를 만나면 지금도 가슴이 떨려요. 어렸을 때부터 존경하던 배우들인데, 제가 그 옆에서 함께 연기하다니 신기하고 고마운 느낌이에요. 이런 마음을 잊지 않고 언제까지나 신인의 자세로 연기하겠습니다.”

데뷔 4년 만에 톱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서우(26)는 혹시나 자신이 건방지게 보일까봐 무척 저어하는 눈치였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서우는 2007년 드라마에서 단역으로 데뷔한 후 2009년 드라마 ‘탐나는 도다’와 영화 ‘파주’에서 주연을 맡으며 일약 샛별로 떠올랐다. 2010년엔 영화 ‘하녀’에서 세계적인 배우 전도연과, 드라마 ‘신데렐라’에서 실력파 연기자 문근영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3월27일 종영한 MBC 50부작 드라마 ‘욕망의 불꽃’에선 신은경과 연기 맞대결을 벌였다.

“극중 ‘엄마’(신은경) 연기를 볼 때마다 어떻게 저렇게 몰입할 수 있을까 감탄했어요. 그래서 저도 잘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는 극중 고아 출신의 여배우인 백인기 역할을 맡았다. 인기는 자신을 낳자마자 버린 어머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과 함께 증오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 신은경이 연기한 윤나영은 재벌 집안 며느리로서, 인기가 친딸임을 알면서도 자신의 현재 위치가 불안해질 것을 염려해 냉정하게 대한다. 특히 자신의 양아들인 민재(유승호)가 인기와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고 둘 사이를 떼어놓기 위해 친딸인 인기를 협박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욕망의 불꽃’은 극 초반에 극단적으로 비틀린 인간관계의 표현 때문에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중반 이후부터 줄거리가 설득력을 갖추면서 연기자들의 열연도 찬사를 얻었다. 특히 신은경과 서우가 펼치는 독기 어린 연기 공방이 화제를 일으키며 시청률을 견인했다.

“작품이 끝날 때쯤 ‘엄마’와는 정말 친해졌어요. 사촌언니에게 하는 것처럼 투정도 부리고…. 하지만 배우로서 보면 저에게 ‘엄마’는 여전히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고나 할까요.(호홋)”

그는 ‘욕망의 불꽃’에 출연한 이순재, 이효춘, 조민기, 조성하 등 ‘대선배들’로부터 연기 자세에 대해 큰 가르침을 받았다고 했다. “학교 다닐 때 연기 공부를 열심히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한 학기 연기 수업을 받은 느낌이에요.”

서우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드라마가 유종의 미를 거뒀기 때문에 홀가분한 느낌이 강한 듯했다. 그러나 그는 극 초반엔 일부 네티즌들이 제기한 ‘발 연기’ 논란 탓에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다고 털어놨다.

“너무 긴 호흡의 드라마라 초반에 부담이 컸던 것 같아요. 처음에 부족하다는 소리를 들은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차츰 나아졌다는 소리를 들어서 좋았어요. 제가 노력하는 것을 시청자들께서 알아주시는 듯해서.”

그는 극중 인기가 워낙 강한 캐릭터인데다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병원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은 직후에 촬영장으로 달려가는 등 사력을 다했다. 드라마가 종영된 후부터 그는 한동안 심하게 몸살을 앓았다고 했다. 그 여파인지 서우의 목소리는 약간 허스키한 느낌을 풍겼다.

데뷔 후 쉼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서우는 당분간 작품을 하지 않고 휴식 기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저더러 어두운 역할만 하지 말고 이젠 발랄한 젊은이를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팬들이 많더군요. 저도 그러고 싶지만, 연기자라면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욕을 먹더라도 새로운 역할에 자꾸 도전하며 신인의 자세를 잊지 않으려 합니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