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메달 가능성? ‘경보’에게 물어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보 남자 대표팀 선수들이 18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면 일대의 한 자전거도로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화성 = 김호웅기자 diverkim@munhwa.com

육상전문가들에게 물었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8월27일 개막)에서 입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이 무엇인지. 한국의 전통적인 강세 종목 마라톤도, 2011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 김덕현(26·광주광역시청)이 금메달을 일군 남자 세단뛰기도 아니었다. 의외로 남자 경보라는 대답이 나왔다.

국제 무대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한국 남자 경보는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뛰었다 하면 한국신기록이 쏟아진다. 올 시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랭킹에서 세계 30위권에 드는 선수가 6명이나 된다. 이 선수들은 세계선수권 A기준기록도 모두 넘어섰다. 경보와 마라톤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A기준기록을 넘어선 선수는 단 한 명(박태경·100m허들)뿐이다.

경보 대표팀에서는 ‘투톱’이 돋보인다. 20㎞ 에이스 김현섭(26·삼성전자)과 50㎞의 새로운 강자 박칠성(29·국군체육부대)이 주인공이다.

김현섭은 국내 최초로 20㎞에서 1시간20분벽을 돌파(2008 전국체전)했다. 최근 뛴 다섯 번의 레이스 중 한국신기록을 세운 것이 세 차례나 된다.

이번 시즌 세계랭킹도 8위다. 김현섭을 지도하고 있는 이민호 삼성전자 경보팀 코치는 “현재 기량으로 보면 (김)현섭이는 세계 5위권”이라며 “8월 대구의 무더위와 홈경기인 점을 감안하면 메달도 노려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50㎞에서는 박칠성의 기록 향상이 눈부시다. 4월 중국 타이창에서 열린 IAAF 경보챌린지에서 자신의 기록을 6분 이상 단축하며 3시간50분11초의 기록을 세웠다. 원래 주종목은 20㎞였지만 체력과 지구력이 좋아 50㎞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시즌 세계랭킹이 15위까지 올라갔다.

이 밖에도 대표팀의 ‘캡틴’ 김동영(31·삼성전자), 정신력이 좋은 변영준(27·대구광역시청), ‘영건’ 임정현(24)·오세한(23·이상 삼성전자) 등도 세계선수권 10위권 진입을 노린다. 경보 대표팀은 5월까지 몸만들기를 한 후, 6월 대구 현지 적응훈련, 7월 본훈련을 치를 예정이다.

이화종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