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만 높고 등급은 없는 ‘유기농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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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바람을 타고 유기농 우유 소비가 늘고 있지만 위생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등급 표시는 들쑥날쑥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기농 우유는 유기농 사료를 먹인 젖소로부터 짜낸 원유로 만든 제품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기농 우유 제조사 가운데 대부분이 위생등급을 표시하지 않고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3년 도입된 원유 위생등급 체계는 1㎖에 들어 있는 세균 수에 따라 3만개 미만은 1A, 10만개 미만은 1B, 25만개 미만은 2등급, 50만개 미만은 3등급, 그 이상은 4등급을 부여한다. 통상 우유 업계는 1A와 1B 등급을 통틀어 1등급 우유라고 부른다. 현재 일반 우유는 위생등급 판정을 사실상 의무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반면 유기농 우유의 경우에는 시중에 판매되는 7개사 제품 가운데 2개사 제품만 위생등급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일반 우유보다 2∼3배 비싼 가격을 주고 유기농 우유를 구입하고도 위생등급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일반 우유의 경우 1000㎖당 2000원 안팎에 판매되는 반면, 유기농 우유의 경우 700∼900㎖당 4000~7000원대에 팔리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배경에 대해 유기농 우유의 경우 위생등급 표시가 제도적으로 의무화되지 않은 데다, 일반 우유보다 품질이 훨씬 월등하다는 일반적인 소비자의 인식을 믿고 위생등급 판정이나 관련 표시를 회피하는 경우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기농 우유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위생등급을 표시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시중에 판매되는 유기농 우유 가운데 품질 차이가 들쑥날쑥할 수 있는 데도 이를 확인할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기농 우유의 경우, 유기농 농산물 인증 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정한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켜야 인증을 받을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 위생품질이 100% 보장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