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미 FTA 8월 처리”

검·경 수사권 합의안을 도출한 청와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동의 문제를 단기 최대 과제로 설정하고 8월 임시국회 처리를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9월 정기국회로 미뤄질 경우 다른 정치쟁점에 얽혀 임기내 처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인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1일 “한·미 FTA는 민생과 직결된 문제이고 찬성 여론이 우세한 만큼 국회에서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상임위에 상정하고 8월 임시국회를 열어서라도 정기국회 이전에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를 위해 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한·미 FTA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조속한 처리를 당부할 계획이다. 27일로 예정된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도 이 문제는 청와대의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여야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회가 청와대의 바람대로 움직여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민주당은 ‘재재협상’을 당론으로 결정한 상태다. 미국이 요구한 재협상에서 자동차 분야를 양보한 만큼 재재협상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22일 청와대 초청에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은 비준동의안 처리에 찬성하면서도 몸싸움을 동원하는 강행 처리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대신 미 의회가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먼저 처리하면, 국내 찬성 여론이 높은 만큼 민주당의 반대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박영출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