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만나는 MB-孫…‘손’마주잡나, ‘손’뿌리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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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회담 일자와 의제가 21일 합의됐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등 핵심 의제에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 간 입장 차가 분명하고, 이 대통령과 손 대표가 따로 만나는 시간도 잡혀 있지 않아 회담에서 특별한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회담 의제 = 회담 실무접촉을 맡고 있는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과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동철 의원은 전날 오후 회동에 이어 이날 오전 전화접촉을 통해 회담 일정과 6가지 의제에 최종 합의했다. 의제 가운데 대학 등록금, 일자리 대책, 추가경정예산 편성, 저축은행 사태, 가계부채 문제 등 5가지는 민주당이 요청했고 한·미 FTA는 청와대 요구로 의제에 포함됐다.

이와 관련, 김 수석은 “민주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중요하기 때문에 다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남은 1주일간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장다사로 기획관리실장,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 이용섭 대변인,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이 실무 조율을 할 예정이다.

◆낙관적이지 않은 회담 = 김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가장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을 의제로 정했다”고 밝혔고, 김 수석도 “합의안이 나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낙관론과 달리 회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가장 관심을 끄는 한·미 FTA와 대학 ‘반값 등록금’에 대해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인식 차가 확연하다. 청와대는 민주당이 요구한 5가지 의제를 모두 수용하면서 한·미 FTA를 의제에 포함시켰을 정도로 조기 국회 비준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민주당은 ‘재재협상’ 실시가 당론이다. 김 의원은 “청와대가 요구한 한·미 FTA를 의제에 포함시킨 것은 민주당에서 걱정하는 부분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는 손 대표가 ‘올해 2학기 일부 실시, 내년 전면 실시’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어떻게 반값이 되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만남이 손 대표와 이 대통령의 단독 회동 없이 ‘3+3’ 회담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서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결실을 맺기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각자 할 말을 하고 돌아서는 형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 일각에서는 “핵심 사안에서 성과를 낼 수 없다면 손 대표가 대통령과 ‘맞짱’ 뜨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