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후변화총회 유치에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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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환/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전국민의 성원 속에 확정된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이후 또 하나의 ‘더반 희소식’ 기대가 잉태되고 있다. 환경분야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18차 당사국총회(COP) 개최지가 오는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최종 확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과 카타르가 경합하고 있다.

기후변화협약 총회 유치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왜 한국이 기후변화 총회를 유치해야 하는지를 국내외에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제18차 총회 유치국은 ‘포스트 교토체제’로 기후변화협약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국제적 위상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유엔 환경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된 것을 시작으로 1995~2010년 중 모두 16차례의 기후변화 당사국총회가 열렸다. 총회를 통해 협약 이행에 필요한 각종 법적·제도적 조치를 준비하고 각국의 이행 상황을 점검해 왔다. 선진국들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부여된 교토의정서가 바로 기후변화총회의 성과다. 2012년 아시아에서 개최될 제18차 당사국총회는 교토의정서의 기간 만료에 따라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이 될 ‘포스트 교토체제’ 출범을 결정짓는 중요한 회의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이 코펜하겐회의에서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을 선도적으로 선언했고, 멕시코 칸쿤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을 아우르는 ‘감축행동등록부’ 설치를 제안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 선도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해 놓고 있다. 개도국의 위치에 있음에도 선진국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은 협상과정을 조율하고 최종 타결을 이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위치다. 명분상으로 카타르보다 우위임은 분명하다.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유치는 국내적으로도 녹색성장 전략에 날개를 다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녹색성장을 국가 발전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발표한 기후변화지수 평가에서 한국은 32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24위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 총회의 유치는 기후변화에 대응 능력을 높이고 녹색성장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단단하게 다져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미 녹색산업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그린 레이스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기에 총회를 유치하는 것은 환경·문화·사회·경제 등 사회의 전 분야에 긍정적인 녹색 충격과 변화의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경제적으로 따질 수 없는 전 사회적인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총회 개최에 따라 기대되는 경제적 이점도 전방위적이다. 지난해 10월 환경부가 실시한 ‘COP 18 유치 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제18차 당사국총회를 개최할 경우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최대 참가자를 2만5000명으로 잡을 경우 모두 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의 정상만 100명 넘게 참가한다. 아울러 총회 개최를 통한 국가 브랜드 가치와 대한민국 제품의 인지도 향상, 컨벤션 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비약적 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지금 지구는 기후변화를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는 거대한 물결 속에 있다. 변화의 시대 새로운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 2012년 한국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녹색지평’의 확산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