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의 ‘브라질 펀드’

2014 월드컵, 2016 올림픽 등 각종 호재로 주목받았던 브라질 주식펀드가 고전해 주목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브라질 주식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21.21%로 해외주식형펀드(-13.78%)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별 수익률은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 -26.66%, JP모건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A -23.25%, 신한BNPP봉쥬르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A 1) -19.29%로 각각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중동아프리카(-20.63%), 인도(-20.50%), 중남미(-18.44%), 신흥유럽(-17.23%), 브릭스(BRICs·-16.80%), 러시아(-15.65%) 순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대만펀드(-1.32%)와 신흥아시아펀드(-2.14%)가 좋았지만, 마찬가지로 성적은 마이너스였다.

브라질은 자원이 풍부하고 전 대통령 집권 시기에 정국이 조기에 안정됐다는 점에서 현지 증시에 투자하는 주식펀드의 성장 잠재력이 높게 평가됐다. 월드컵과 하계 올림픽이 2년 간격으로 예정돼 대규모 설비 투자 등에 따른 성장 가능성도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호재였다. 시장 전망이 장밋빛 일색이어서 현재와 같은 불안이 나타날 것으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유럽 재정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브라질 시장의 장밋빛은 잿빛으로 돌변했다. 브라질 증시의 보베스파지수는 급락해 지난 8일 48668을 기록했다. 2009년 4월3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브라질의 2위 교역국인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것도 대형 악재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브라질 정부가 주식투자에 거래세를 부과했던 것 등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