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는 ‘재기의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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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9)씨는 컴퓨터 애프터서비스(AS) 기사로 일하다 개업을 했지만 매출 감소로 1020만원의 카드 빚을 지고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됐다. 수도권 공단에서 발품을 팔며 일자리를 찾았지만 그를 받아 주겠다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그는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조정을 받았고 천신만고 끝에 에어컨 회사에 취업해 겨우 한숨을 돌리고 있다.

100만명을 넘어선 신용불량자 가운데 재기를 위해 일자리를 애타게 찾는 신불자가 적지 않지만 정작 취업문은 바늘구멍이다. 청년 취업희망자도 취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용이 훼손돼 있다며 기업에서 채용을 꺼리는 데다, 신불자 취업을 돕기 위한 사회적 인프라도 미비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고통에 신음하다 보니 정작 본인들의 의지도 점점 박약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16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신복위에 구직등록한 신불자는 11만4782명(누계)에 달한다. 총채무액에 비해 대폭 감면된 채무조정액을 정기적으로 갚고, 다시 일어서 실의와 좌절을 털어버리기 위해서는 많든 적든 고정소득이 보장되는 일자리가 필수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취업확정자는 2008년 1607명, 2009년 2027명, 지난해 3169명, 올 들어 1~6월에 1743명 등 1만9435명으로 등록자 대비 16.9%에 그쳤다. 신복위가 일부 지자체와 공동 취업지원 업무협약을 체결, 고용노동부의 고용촉진지원금제도 및 신용회복기금 고용보조금 지급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소득 확보를 통해 신용을 회복하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복위 관계자는 “채용과정에서 신원조회가 이뤄져 금융채무 불이행 경력이 드러나면 고용주가 채용을 기피하고, 신원보증보험 발급이 거절되어 자연스럽게 밝혀지기도 한다”면서 “이러다 보니 취업자 본인도 이를 숨기기에 급급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