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한국경제 전망>내부악재 - 물가·가계 빚, 외부복병 - 美·유럽 재정위기

미국, 유럽의 재정위기로 세계경제가 불확실해지면서 해외 리스크(위험)에 특히 취약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외적 요인 외에도 물가 불안, 가계 부채 등이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정택(국제통상학) 인하대 교수는 2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세계 경제 침체 때문에 우리 실물 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특히 유럽 재정위기 진행 상황에 따라 더 큰 위험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역시 “한국 경제 성장률이 하향조정되는 것은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정 위기와 그에 따른 세계 경제 성장률 하락 영향 때문”이라며 “결국 대외적 요인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환율, 외채 등 금융 부문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보고서에 한국 등 수출 의존형 국가들의 위험 가능성을 경고했다. S&P는 “이전보다 수출 시장이 다변화됐지만 여전히 미국과 유럽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침체를 경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내적 불안 요인으로는 물가불안, 가계 부채 등이 지적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최근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가계 부채 문제가 앞으로 내수 성장에 가장 큰 악재가 될 것”이라며 “과도한 가계 부채는 여신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통해 내수 경제의 장기 안정 기조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밑돌고 내외수 양극화가 심해지는 등 구조적 문제점을 노출했다”며 “농축수산물 가격과 서비스 요금이 올라 물가 불안이 지속되겠고 청년 실업률도 회복세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