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러 ‘우주 3强시대’>‘걸음마’도 떼지 못한 한국

중국이 우주정거장 모듈 톈궁(天宮) 1호와 지난 1일 발사한 선저우(神舟) 8호의 도킹에 성공하자 한국의 우주기술 학계는 부러운 시선으로 이를 바라보고 있다. 학계와 전문가들은 한국의 우주과학 기술이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전폭적 재정지원과 우주개발을 위한 독자기구 설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영근(항공우주기계공학) 한국항공대 교수는 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우주 도킹은 두 비행체가 등속 비행을 하면서 랑데부와 도킹을 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이 진정한 의미의 우주강국에 진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쏴야 우주개발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정도로, 평소 관심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산이 들쭉날쭉한 것도 문제”라며 “정치권이나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이 왜 우주 개발에 나서야 하는지 제대로 인식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진 (항공우주시스템공학) 건국대 교수도 “사회지도층의 우주개발에 대한 역사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국의 우주개발은 군부가 주도하고 있고, 일본은 북한감시 위성만 4개를 갖고 있는데 당연히 한국도 관찰대상”이라며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힘이 약하면 외침을 당했던 역사를 떠올린다면 왜 우주개발이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우리가 겨우 10개를 쏘거나 쏠 예정인데 비해, 중국은 보유위성만 100개가 넘고 일본도 수십개를 이미 상공에 올려놓고 있다”며 “나로호 발사실패는 기술적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정치 등 비전문 요소에 의해 휘둘렸던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인(항공우주공학) KAIST 교수는 “우주 개발을 전담할 ‘국가우주청’ 같은 정부기구가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지상실험과 비행시험을 많이 해야 한다”면서 “시류를 타지 않고 꾸준히 우주 연구와 개발을 담당할 기구를 통한 안정적인 국가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로호 3차 발사는 발사와 추진체 분리, 위성 궤도 진입, 송·수신 및 제어 기술 등 비행시험을 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노성열·장석범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