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러 ‘우주 3强시대’>美, 우주개발 축소… 러는 상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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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개발에 앞서나갔던 미국, 러시아는 막대한 개발 비용 때문에 더이상의 투자를 중단한 채 기존 우주개발 계획을 축소 조정하거나 상업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현재의 어려운 사정이 포함됐지만, 중국의 추격이 아무리 빨라도 미, 러 수준까지 오기에는 상당기간이 걸릴 것이란 여유도 한몫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성공시킨 우주 도킹의 경우 미, 러에는 이미 40년전 기술이기 때문이다.

우주개발은 그 자체로 인간의 꿈을 확대시키는 측면을 갖고 있지만, 냉전시대 대결의 상징임을 부인할 수 없다. 두 나라는 우주개발을 거의 동시에 시작했지만 초반 승기는 구 소련이 잡았다. 구 소련은 1957년 세계 최초로 스푸트니크 1호 인공위성을 쏘아올렸고, 곧이어 1961년 4월12일 최초의 유인 우주 비행에 성공,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비행을 성공시킨 유리 가가린은 소련 및 세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소련의 우주개발에 깜짝 놀란 미국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맹렬히 노력했고, 그 결과물이 1969년 최초의 달착륙 성공이다. 두 나라는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우주개발 경쟁을 확대했다. 일부에선 과도한 우주개발 경쟁이 구 소련의 붕괴를 가져온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우주 개발이란 측면에서 또다른 전기는 1981년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다. 지금까지 우주 개발은 일회성 여행이었으나, 이때부터 우주정거장을 중심으로 왕복여행 개념으로 바뀌었다. 우주여행에 대한 인류의 꿈이 무르익은 사건이기도 하다.

미국은 올 7월 애틀랜티스호의 비행을 끝으로 왕복비행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지금까지 우주왕복선 프로젝트에 들어간 비용은 1137억달러로 추산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비용절감을 위해 당장의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를 끝내는 대신 2030년대까지 화성 유인 탐사를 새로운 우주개발 목표로 제시했지만, 우주개발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미우주항공국(NASA)의 인력도 해마다 예산 배정액에 따라 수천명씩 감축될 운명을 맞고 있다.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민간인 우주여행, 위성방송용 인공위성 서비스 등 다양한 상업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이뤄진 74회의 인공위성과 우주선 발사 중 31회로 세계 1위 우주로켓 발사국으로 남아 있다. 미국도 앞으로 우주정거장에 가기 위해서 러시아의 우주선을 이용하기로 한 상태다. 러시아는 또 중국, 한국 등 후발주자에 기술을 전수하면서 짭짤한 부수입도 얻고 있다.

워싱턴=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