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청춘콘서트’ 흉내내다 망신 자초한 與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주도가 돼 펼친 청춘콘서트에 대적해 한나라당이 5일부터 한 달간 전국을 순회하며 열기로 한 ‘대학생 드림토크’가 시작도 하기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드림멘토’로 오기로 한 외부인사가 대거 불참키로 해 집안 잔치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드림토크’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강원 춘천 등의 대학을 찾아가 ‘드림멘토’와 당 소속 국회의원이 대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한나라당의 20대 공감 프로젝트다.

‘드림멘토’에는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의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 방송인 조혜련씨, 산악인 엄홍길씨, 박기태 반크 단장,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황창규 R&D전략기획단장, 프로야구 선수 출신의 양준혁씨 등이 참여키로 했다.

하지만 이들 중 김은혜·조혜련·양준혁씨 등이 불참을 통보해 왔다. 한나라당은 지난 8월 이들에게 참여를 요청했을 때는 모두 승낙을 했으나 지난달 말 갑자기 ‘개인사정’,‘급한 일정이 생겨서’라는 이유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의 불참은 ‘10·26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2040 세대’의 민심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젊은 세대에 외면받는 한나라당의 ‘짝퉁’행사에 발을 담그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어진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한나라당 한 인사도 “자발성이 없이 만들어진 행사라는 것이 뻔히 보여 솔직히 나도 별로 참여하고 싶지 않은 데 한나라당에 대한 진정성을 가진 대학생들이 얼마나 참여하겠느냐”고 푸념했다.

‘호랑이를 그리려다가 개를 그린다’는 말이 있다. 서투른 솜씨로 남의 것을 흉내내려 하다가 오히려 잘못됨을 비유하는 말이다.

한나라당이 지금 ‘2040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설프게 남의 흉내를 내 행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좀 더 치밀한 전략과 준비로 젊은 층들이 한나라당의 진정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마련해야 할 때다.

신선종 정치부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