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대선 겨냥 ‘안철수式 펌프질’ 시작됐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기자들이 질문을 하자 생각에 잠겨 있다. 수원 = 김동훈기자 dhk@munhwa.com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재산 사회환원 입장을 밝힘에 따라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은 15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지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것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며 “강의라든지 책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말해 왔는데 그것을 행동에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안 원장은 2분 정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만 짧게 밝혔으며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9월 초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 당시 “할 일이 있을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대중 앞에 나타나기 시작한 안 원장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후보 단일화 및 양보 ▲서울시장 선거 운동 당시 박 후보 지지와 편지 전달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 등 공직 사임 ▲재산 사회환원 등 두 달여 기간을 거치며 정치적 행보로 해석될 수 있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정치권은 이러한 모습을 본격적인 ‘안철수식 정치’의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안 원장은 여론을 의식, 논란이 될 만한 공직이나 재산문제 등에 대해서 사퇴나 기부를 통해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다.

안 원장은 그동안 자신의 일에 대해 간접적으로 세상에 알려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동안 자신의 신변과 중요한 일을 자신의 입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는 요즘 흔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사용하지 않는다. 서울시장 출마 얘기도 지인들의 입을 통해 알려졌다.

안 원장은 메시지에서도 모호함을 유지한다. 안 원장은 서울시장 선거가 한창이던 10월2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박 시장의 캠프 사무실을 방문해서도 ‘박원순 지지’ 또는 ‘반(反)한나라당’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 안 원장의 이러한 태도는 정치적 지향점 등을 명확히 하지 않음으로써 후에 정치적 운신의 폭을 크게 만들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안 교수가 ‘메시지 정치’를 하고 있으며 안철수의 존재감을 확인해 주고 자기 지지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