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안개정치’>說만 무성하던 ‘安신당’ 사실상 무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일 ‘안철수 신당’ 창당 가능성을 부인한 것과 때를 맞춰 신당을 준비하던 안 원장 주변 인사들이 해외로 출국하는 등 안 원장과 행보를 같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은 사실상 무산돼 신당을 기다리던 정치권 인사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돼 버렸다.

안 원장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부인하자 안 원장과 함께 했던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 스님과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의원 원장이 내년 초부터 장기간 해외에 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의 멘토로 청춘콘서트를 기획한 법륜 스님은 오는 7일 전국순회 강연을 끝내고 독일로 출국할 계획이다. 법륜 스님은 내년 1월에는 인도, 2월에는 캄보디아와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돌며 포교활동과 빈민 구호 활동에 전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의 측근인 박 원장도 내년 1월부터 2년 동안 그리스, 이탈리아, 독일, 쿠바 등을 돌며 방송용 여행기를 제작할 계획이다. 그는 주로 해외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의 ‘신당 창당 불가’ 발언과 이들의 행보가 궤를 같이 하고 있어 안 원장과 법륜 스님, 박 원장이 사전에 신당창당 등 정치행보에 대해 논의를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법륜 스님을 중심으로 신당 창당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인명진 갈릴리 교회 목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8월 법륜 스님이 찾아와 ‘같이 정당을 하자’고 제의했다”며 “법륜 스님이 안 원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모여 그런 생각을 정리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안 원장이 신당 창당과 총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자 안 원장을 포함한 ‘대중도신당’을 추진 중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신당 작업도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이사장은 “안 원장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같이 일할 수 있다고 본다”며 잇달아 러브콜을 보냈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