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공천배제’ 전국 일괄적용땐 수도권 ‘악’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현역의원 25% 공천탈락’ 기준을 권역별로 적용하면, 현역의원이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 공천탈락자의 절반 이상이 나오게 된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불출마 의원을 제외한 현역의원 136명의 절반이 넘는 72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25%인 18명이 공천탈락대상이 되는 것이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선 현역의원 32명 가운데 8명이 탈락 대상이다. 대구·경북은 현역의원이 25명이고, 탈락자 수는 6명 수준이다. 현역의원이 적은 충청(3명)·강원(4명) 지역을 한 권역으로 보면 7명 중 1 ∼ 2명이 탈락한다. 현역의원이 없는 호남·제주 지역은 해당사항이 없다.

시도별로 탈락률을 적용하면 탈락자는 서울 7 ~ 8명, 경기도 7 ~ 8명, 인천 2 ~ 3명, 부산 3 ~ 4명, 울산 1명, 경남 3명, 대구 2 ~ 3명, 경북 3 ~ 4명, 강원 1명이 된다. 그러나 현역의원이 각각 2명, 1명인 충북과 충남은 개별 권역으로 볼 경우 탈락자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현역의원 전체에서 하위 25%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비대위의 현 방침대로라면, 지역과 무관하게 총 34명이 탈락 대상이다.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선 “전국을 대상을 삼을 경우엔 34명이 전부 수도권에서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수도권 의원들이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권역별로 탈락비율을 적용하게 될 경우엔 권역을 정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한 수도권 의원은 “시도별로 해야 한다”며 “서울에서 하위 25%에 속한 의원이 경북에서 25%에 포함되지 않은 의원보다 못한 사람이냐”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현역의원이 적은 시도에선 개별 의원들의 탈락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며 시도를 묶어 권역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하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