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특기자 5억주고 스카우트하며 ‘끼워넣기식 선발’ 여전

감사원 감사 결과 대학 예체능계 입시와 편입 등 학사 행정이 이뤄지는 곳곳마다 비리와 허술한 관리가 도사리고 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런 문제들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안일한 관리·감독 및 제도상의 허점 등에 기인했다고 판단하고 엄정한 주의를 촉구했다.

◆여전한 예체능 입시 비리 = 돈을 주고 우수 체육특기생을 입학시키는 ‘사전 스카우트’ 비리는 지난 1998년 전면 금지됐지만 아직도 이뤄지고 있었다. 감사원이 수도권 9개 대학 체육특기자 특별전형 실태를 점검한 결과 A대는 총 7명의 체육특기생에 대해 입학을 약속받는 조건으로 5억여원을 사전 스카우트비로 지급했다.

또 일부 대학은 프로구단으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스카우트 비용으로 사용하면서 이 지원금을 전지훈련 등에 사용한 것처럼 허위로 증빙자료를 작성하기도 했다. 우수학생을 영입하기 위해 같은 고교의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를 함께 입학시키는 속칭 ‘끼워팔기’ 관행도 여전했다. 대한축구협회 등 일부 경기단체는 선수들의 경기실적을 조작해 체육특기생 부정입학에 일조했다. 예능계 입시에서는 수험생을 개인지도 했던 대학교원이 이 학생의 입학시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공정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지적됐다.

◆로스쿨에서도 부정 입학 = 감사원이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2011년 사회배려 대상자 특별전형 실태를 확인한 결과, 재산 규모를 속이고 로스쿨에 합격한 사례도 적발됐다. 로스쿨 특별전형의 보조자료로 활용되는 자료를 일부만 제출해 재산을 축소하는 방식이다. 실제 2011학년도 B대 로스쿨에 합격한 한 학생은 주소지인 경북 군위군의 재산세(0원) 납부증명서만 제출하고 대구시 달서구의 재산세(5만1390원) 납부증명서를 누락해 특별전형에 합격했다.

또 2009년 C대 로스쿨에 합격한 또 다른 학생은 함께 거주하는 부모가 12억원 상당의 부동산(지역건강보험 가입 시 보험료 16만1408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학생은 부모와 건강보험이 분리될 수 있는 점을 악용해 생계와 주거가 같은 부모와 별개로 자신과 형의 소득재산만을 기준으로 한 건강보험료 납부액(7815원) 자료만 제출하고 특별전형에 합격했다.

◆고교 학사 관리도 허술 = 감사원이 감사한 전국 8개 과학고에서는 최근 3년간 약 80%의 2학년 학생들이 3학년 교과 과정의 일부를 이수한다는 전제로 조기졸업을 하고 있지만, 3학년 교과 과정 이수 및 이에 대한 학교 측의 평가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 지역 외국어고 및 예술고에서는 전·편입 자격이 없는 학생들의 위장 전입을 통한 부당 전·편입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편입학은 ‘편법 입학’ = 일부 대학에서는 편입학 심사를 소홀히 해 모집요강과 달리 인문계 전공자를 기계공학과나 임상병리학과 편입생으로 선발하는가 하면, 예술학부 편입생 선발 과정에서 지원자가 잘못 입력한 성적을 그대로 반영해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뒤바뀌기도 했다.

또 제약업체 직원에 대해 근무경력 3년 이상으로 제한돼 있는 약학대학 정원 외 선발에서는 ‘업체가 상응한 경력을 인정한 자’라는 예외 조항을 이용해 근무경력이 12일밖에 되지 않는 제약 업체 직원이 합격하는 등 8명이 지원자격 미달임에도 편입에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