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종 원장의 남성 클리닉>매독, 나도 모르게 걸릴수 있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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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매독 하면 치료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성병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매독 치료를 한 환자 중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가 있었다. 약 1년 전쯤이었다. 처음 환자가 진료실로 왔을 때는 모친과 함께였다. 그냥 멍한 얼굴에 ‘내가 왜 이런 곳(?)에 오게 됐을까?’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2년가량 교제해온 남자친구가 있었고, 그 남자친구와 3개월 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란다. 최근에 생리도 불규칙적이고, 결혼 전에 이상은 없는지 검사를 하려고 산부인과에 갔단다.

피검사도 하고, 질 쪽으로 검사도 하고 했는데 청천벽력처럼 매독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것이다. 산부인과 선생님이 좀 더 정밀 검사를 해보자고 다시 피를 뽑고 며칠을 기다렸다고 한다. 환자나 모친이나 어찌나 마음이 조마조마한지 혼났다고 하면서…결과가 나오는 날 다시 병원에 방문하니 매독이 맞는 것 같다면서 전문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에 가보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그래서 찾아온 곳이 필자의 병원이었다.

이제 곧 결혼할 아인데, 이걸 어디다 얘기할 곳도 없고, 언제 걸린 건지 알 수도 없고, 지금 남편 될 사람이 안다면 결혼이 혹시 깨지는 건 아닌지 모친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다. 그러면서 좀 더 정밀하게 검사를 다시 해보고 만약 맞다면 치료를 해달라는 것이다.

우선 매독에 대해 다시 정밀하게 피검사를 진행했고, 결과는 매독 감염이 맞았다. 환자와 모친에게 검사 결과를 설명하고, 우선 치료를 하면 분명히 치유될 수 있는 질환임을 강조하면서 주사 치료를 3주간 3회 진행하기로 했다. 주사를 다 맞은 후 주기적인 추적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도 설명드렸다.

그런데 환자와 모친은 매독 치료보다는, 결혼이 코앞인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더 고민하는 것 같았다. 새삼 이해가 되는 상황이긴 했지만 우선은 환자가 남자친구와 성관계가 있었다면 남자친구도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설명드렸다. 수심 가득한 얼굴로 주사 치료를 받고 돌아가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 다음 주에 환자가 남자친구와 같이 병원에 방문했다. 아마도 그간의 사정을 다 설명하고 적지 않은 다툼이 있었던 듯싶다. 두 사람의 표정이 많이 어두워 보였다.

환자는 두 번째 주사치료를 받았고, 남자친구도 매독에 대한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 그 다음 주에 환자는 마지막 주사 치료를 받았고, 남자친구도 매독 감염이 확인돼 주사 치료를 시작했다. 환자의 치료가 끝나고 남자친구가 혼자 와서 하는 말이, 사실 누가 먼저 감염됐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로에게 많은 실망과 상처를 줬고, 결국 결혼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매독은 나선상세균인 트레포네마 팔리둠이 피부를 통해 침투하며 발생한다. 이때 외성기의 피부나 점막층의 손상이 필요한데 이런 손상은 성행위 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정도이다. 또한 성행위뿐만 아니라 프렌치 키스 등으로 전염될 수도 있다. 매독은 1기, 2기, 조기 잠복 매독, 말기 잠복 매독, 3기로 구분될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환자와 남자친구는 매독 주사 치료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피검사를 진행해 치료가 잘 진행되고 있었다. 다만 두 사람이 같이 오지 않고 항상 따로 검사를 받으러 왔다.

여자 환자가 곧 결혼을 한다고 알려줬다. 환자 얘기가 예전 남자친구하고 그동안 계속 이야기를 해왔고, 다시 사랑을 확인하면서 프러포즈를 받았다고 해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다. 왠지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골드만비뇨기과 www.gold-m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