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종 원장의 남성 클리닉>요도염 방치는 요도협착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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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의 남자분이었던 것 같다. 일찍 결혼하셔서 벌써 네 살배기 딸아이도 있다고 하신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자꾸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것 같더니 한달 전부터는 쫄쫄쫄 흐르듯이 소변이 나온다는 것이다. 너무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조금 쉬면 괜찮겠거니 해서 기다리는데 영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더란다. 바쁘기는 하고 병원 가기도 꺼려지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도저히 걱정이 되어서 안 되겠던지 비뇨기과에 오기로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환자분께 다른 증상은 없었는지 더 자세히 여쭤봤다. 환자분 말씀이 결혼 전 요도염이 한 번 있었다고 하신다. 친구들과 술을 먹고 우연찮게 성매매업소에 가게 되었는데 며칠 후부터 소변 보기가 따끔하고 노란 고름 같은 것이 나와서 근처 비뇨기과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 비뇨기과에서도 요도염이라고 해서 주사 맞고 며칠 약을 먹었는데 괜찮아지는 것 같아서 그 이후에는 그냥 지냈다고 한다. 그 이후인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는데, 가끔이긴 하지만 소변 볼 때 따끔한 증상이 간혹 있고, 몇 개월에 한 번 정도는 소변에서 피가 조금 비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도 특별히 일상 생활하는 데 불편감은 없어서 그냥 지내온 것이다.

우선 환자분 소변검사와 요속검사를 진행했다. 소변에서는 염증반응과 현미경적 혈뇨 소견이 관찰되었다. 요속검사에서는 전형적인 요도협착 소견이 관찰되었다. 요도협착이란 요도의 일부가 좁아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으로 뚫려 있어야 할 길이 좁아져 있으니 차 막히는 것처럼 속도가 더뎌질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소변은 더욱 정체되고 정체된 곳을 많은 양이 지나가려고 하니 상처도 나고 염증도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방광도 슬슬 지치기 시작한다. 아무리 힘을 써도 소변이 잘 나가지 않으니 힘이 빠져 지쳐버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정도까지 되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말이다. 환자분께 설명을 드리고 요도방광 내시경으로 요도협착 여부를 직접 확인했다.

사실 남자에게 요도방광 내시경은 굉장히 고통스럽고 꺼려지는 시술이 될 수 있다. 막말로 일제 강점기 시대에는 남자 요도에 나뭇가지를 꼽는 것이 고문 기술의 하나로 여겨질 정도였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간단한 마취나 마취성분이 들어있는 젤리를 충분히 사용한다면 큰 고통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시술이기도 하다.

이 환자분도 간단한 마취 후 고통 없이 내시경을 진행할 수 있었다. 요도방광 내시경 상에서 환자분은 전부 요도에 바늘구멍 크기로 요도가 좁아져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성인 새끼 손가락 굵기의 내시경이 들어갈 만한 너비의 요도가 바늘 하나 들어갈 정도의 굵기로 좁아져 있으니 소변 보기가 오죽이나 불편하셨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좁아져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황상 당시 요도염이 완전히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요도에 염증이 지속되었을 것이고, 염증반응이 지속되면서 요도는 서서히 좁아지고 있는데 그 한계치에 달해서 환자분이 오신 것이다. 요도염은 남성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요로감염 질환 중의 하나다. 확률적으로 성관계를 통한 성전파성 균에 의한 감염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경각심을 가지고 치료를 잘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부 요도염에 걸린 환자분들이 너무 가벼이 여기고 넘기실 경우 뜻하지 않게 이렇듯 큰 질환을 만들어서 오는 경우가 있다.

다행히 이 환자분은 요도협착 부위가 짧아 간단한 수술로 우선 좁아진 요도를 넓혀 놓았다. 수술 후 소변 보기가 너무 수월하다며 좋아하시지만 아직 치료가 완전히 끝났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혹시 내가 요도염이 의심된다면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기보다는 확실한 치료가 되었는지 꼭 확인이 필요하겠다.

골드만비뇨기과 www.gold-m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