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돈 받았다” 시인>檢의 칼, 崔·朴 정면으로 겨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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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사업의 시행업체인 ㈜파이시티(조감도) 인허가 과정을 수사하는 검찰의 칼끝이 이명박(MB) 대통령의 실세로 꼽혔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정면으로 조준하고 있다.

2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사건의 초점은 파이시티 전 대표 이모(55)씨가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60여억원이 실제로 전달됐는가 하는 부분이다.

검찰은 이 전 대표로부터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과정에서 수억원대를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실제로 돈이 오갔는지는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중간에 브로커 이모(61)씨가 끼어 있기 때문이다.

최 전 위원장의 중학교 후배이기도 한 브로커 이씨는 지난 2002년 초 인허가 문제로 사업 차질을 빚어오면서 자금난에 시달리던 파이시티 대표 이씨에게 접근,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장을 소개시켜 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 전 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회장, 박 전 차장은 이명박 서울시장을 보좌하는 서울시 정무국장이었다. 브로커 이씨는 최 전 위원장의 고향인 경북 영일군(현 포항시)의 같은 동네에서 최 전 위원장과 함께 자라 집안끼리 서로 알고 지낼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이 전 대표는 검찰에서 “최 전 위원장에게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박 전 차장에게는 서울시에서 나온 뒤인 2007년 말 이후부터 돈을 전달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 전 대표는 돈 전달이 브로커 이씨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실제로 전달이 됐는지, 얼마가 갔는지도 정확히 모르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청탁과정에서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장이 어떤 역할을 했고, 이를 당시 서울시장으로 재임 중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도 중요하다.

이 전 대표는 2005년 12월 이후부터 2008년 5월까지 최 전 위원장은 10여차례, 박 전 차장은 5∼6차례 만나는 등 2005년 12월 이후 2년6개월 정도 관계가 지속됐지만, 정작 파이시티 업무 추진과정에서는 전혀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시티 프로젝트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225번지 일대 옛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9만6017㎡에 연면적 75만8606㎡ 규모의 복합유통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부지 매입까지 마친 뒤 인허가가 계속 지연되면서 사업이 장기간 표류했다.

음성원기자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