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IT 활용한 미사일戰力 증강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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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한양대 사회과학대 교수 국제정치학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맞서 국방부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발사 실험을 지난 19일 공개했다. 탄도미사일은 한·미 미사일 지침에 구속돼 사거리 300㎞를 넘지 못하지만 목표물 상공에서 30여 개의 새끼 폭탄으로 쪼개져 축구장 수십 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을 선보였다. ‘현무-3’으로 이름지어진 순항미사일은 오차범위 5m 이내에서 북한 어느 곳이나 타격할 수 있는 정확도가 높이 평가된다.

이번에 개발·배치된 탄도미사일은 고체연료 미사일로, 유사시 즉각 발사가 가능한 장점은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거리가 짧아 북한 전역을 한국 어디에서나 발사할 수 있으려면 1000㎞ 정도는 날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해야 하는 국방외교가 절실한 것이다.

순항미사일은 자체의 추진 엔진으로 사거리가 길고 목표물을 향해 정확히 돌진하는 장점은 있으나 속도가 탄도미사일에 비해 느려 요격당할 위험성이 크고 파괴력 또한 한계가 있어 탄도미사일과 함께 운용해야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북한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항공우주 능력이 갈수록 막강해지고 있는 마당에 한국이 국방력 측면에서 가장 시급히 증강시켜야 하는 군사력이 미사일 전력이다.

정보·통신(IT) 기술이 뛰어난 대한민국이 그 어떤 첨단 무기체계보다 상대적으로 큰돈 들이지 않고 국가안보(安保)를 지켜낼 수 있는 가장 우선적인 국방력이 미사일이다. 북한의 4·13 미사일 발사 실패를 지켜보면서 몇가지 기술적 측면의 분석이 필요하다.

첫째, 북한 대포동 미사일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가이다. 1, 2단을 액체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데 실패하지 않고 성공했다면 2009년 4월의 미사일 실험보다 어느 정도 사거리가 늘어났느냐를 가늠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對南) 미사일 위협은 예나 지금이나 분명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을 위협하는 대륙간탄도탄 사거리는 아직 미흡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둘째, 대기권 재돌입 기술이다. 대륙간탄도탄으로 완성되기 위해선 대기권을 나갔다가 다시 돌입해야 한다. 이때 견뎌야 하는 열이 최고 1만도까지 발생하기 때문에 탄두 내부의 폭탄을 보호하는 내열소재의 검증과 비행기술이 확립돼야 한다. 북한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셋째, 고체연료 로켓의 개발 문제다.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을 추진한다는 정보가 솔솔 흘러나오면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또 다른 우려에 직면하고 있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며 발사 준비에 시간이 걸리는 대포동 미사일과는 달리 즉각 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의 미사일이 개발돼 핵탄두와 결합될 경우 협상의 지렛대가 달라질 정도로 우리의 안보 위협은 가중된다.

북한의 핵무기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그 개발을 저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사일 위협이 가중되는 북한에 대해, 그리고 우주 강국 중국과 일본에 대응해 고슴도치와 같은 방어력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교한 미사일 기술을 향상시켜 한국의 미사일 능력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대륙간탄도탄 기술이 있는 나라이고, 일본은 액체연료 로켓으로는 6t, 고체연료 로켓으로도 1.5t의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대기권 재돌입 기술이 더욱 진보되면 대륙간탄도탄 개발은 시간 문제다.

30년 앞을 내다보는 대한민국의 안보 환경을 고려할 때 한반도 주변 강국들에 대한 한국식 비대칭 군사력으로 미사일 전력을 증강시키는 일은 IT 기술에 뛰어난 우리의 문화와 국방예산의 적정규모를 상정할 때 가장 지혜로운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