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홍보에만 ‘욕심’ 불법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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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저녁 20대 여성 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7㎞ 단축마라톤 대회인 ‘나이키 우먼스 레이스’의 참가 티켓이 인터넷을 통해 불법으로 거래되면서 소비자들의 갖가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불법티켓거래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심각한데도 불구, 공동 주최사인 나이키스포츠사와 서울시가 행사홍보에 신경을 쓰면서도 불법거래를 막거나 예상되는 피해에 적극적인 후속조치를 내놓지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시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토) 오후 6시30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리는 ‘나이키 우먼스 레이스’는 지난달 16일 참가자 모집을 개시했는데, 단 몇분만에 모집정원 7000명의 신청이 마감됐다. 신청자들은 3만원의 참가비를 내야하는데도 나이키스포츠사가 내건 행사 경품과 서비스에 이끌려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 행사를 개최하는 나이키스포츠로서는 고가격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문제는 참가티켓 구하기 경쟁이 과열되면서 개인간 불법 거래가 난무하고, 그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점이다.

‘우먼스 레이스’의 참가 티켓은 현재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공식 참가비 3만원의 두배를 넘는 6만∼8만원에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지난달 말까지 거래 희망 공지가 180여건이 올라왔으며, 이중 여러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한 판매자는 “친구들끼리 가기로 했는데 저만 혼자 뛰려고 했는데 용기가 나지 않는다”며 8만원에 티켓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사이트에는 지난해 행사때의 거래희망 공지 150여건도 지워지지 않고 버젓이 남아있다. 지난해에도 개인간 불법 거래가 빈번했다는 증거다. 다른 사이트까지 포함할 경우 개인간 불법 거래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불법 거래가 횡행하면서 사기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돈을 보냈는데 티켓을 보내주지 않았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나이키 우먼스 레이스’ 티켓을 많은 분들이 구하려다 보니, 사기꾼까지 등장한 것 같다”는 글을 남겼다.

더욱이 불법거래된 참가 티켓으로 레이스 참가할 경우, 부상 등 사고가 발생해도 전혀 보상받지 못한다. 주최측은 참가신청시 제시된 주민등록번호와 실제 참가자의 것이 다를 경우, 피해보상 등에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날 나이키스포츠사측에 공식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하자, 제연숙 홍보팀장은 “참가권 양도에 따른 부정 참가자는 대회 보험 혜택 등 대회 관련 모든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는 ‘뻔한’ 입장만 전해왔다. 그는 ‘소비자 피해 관련 추가적인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측 담당자에게도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행사의 안전문제에 대해 문의했으나 “아직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했다”고만 답했다.

박민철·임정환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