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경선不正 ‘경기동부연합 연루’ 숨겼다

통합진보당(진보당) 비당권파가 4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과 관련, “진상조사위원회가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이 연루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또 당 최대 조직기반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고강도 당 쇄신’을 당에 촉구한 데 이어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탈당 가능성을 시사해 비례대표 부정 경선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이어지고 있다. 옛 국민참여당 출신인 비당권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진상조사위원회가 경기동부연합측이 조직적으로 부정 경선에 개입됐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며 “당권파 측이 계속 진상조사 결과를 부정한다면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이 사실을 추가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가 부정 경선 관련자가 누구인지 확인했지만 파장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상조사위가 확인한 당권파의 미공개 부정 경선 사례는 ‘온라인 투표’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진상조사위는 지난 2일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례대표 경선 온라인 투표가 진행될 당시 프로그램이 여러 차례 수정돼 투표함을 열어 보는 행위가 발생했다고 진상조사 보고서에서 밝혔었다. 이런 가운데 비당권파에 가까운 비례대표 윤금순 당선자가 이날 사퇴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이석기 당선자 등 당권파 측 비례대표 당선자의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

윤 당선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의 조직 후보로서 이번 사태에 저 자신도 함께 책임지겠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전여농은 “당 대표단과 순위 경선에 참여한 비례대표는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말해 이석기 당선자 등 당권파 비례대표 후보의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 윤 당선자와 전여농은 옛 민주노동당 출신이지만 비주류였던 인천연합 출신으로 비당권파로 분류된다. 하지만 당권파 측은 진상조사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이 당선자 사퇴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편 진보당 최대주주라 할 수 있는 민노총은 3일 산별대표자회의를 연 데 이어 조만간 진보당 관계자를 만나 대대적인 당 쇄신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민노총은 성명을 통해 “진보당이 미봉책으로 당면 사태를 수습하려 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대규모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