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압수수색 이후>부정경선·증거인멸… 檢 ‘진보 폭력’과의 전쟁선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속이 궁금해’ 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통합진보당 당사 사무실에서 한 기자가 봉쇄된 문 틈으로 건물 안쪽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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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이 22일 통합진보당(진보당)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 부정경선 의혹 사건과 관련, 경선 부정은 물론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 행위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수사 수위 등과 관련 주목된다. 검찰은 진보당의 경선 부정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압수수색 과정에서 온라인 투·개표 결과가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버 기록이 빼돌려지거나 삭제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증거인멸 부분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수사가 예상된다.

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건을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에 배당한 후 줄곧 침묵을 지켜왔던 대검은 이날 오전 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과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야권 단일화 관련 여론조작 의혹 등을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는 한편 압수수색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행위와 공권력 유린행위에 대해서는 가담자를 끝까지 색출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입장 발표는 진보당이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과정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을 의식한 여론전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와 관련, 진보당이 한 달이 넘도록 자체 해결책을 찾지 못해 정치불안이 심화되고 국민들의 우려가 확산되는 등 검찰에 다소 유리한 국면도 어느 정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주 중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는 것과 동시에 증거인멸과 관련된 진보당 및 업체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22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온라인 투·개표 결과가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버 기록 등이 어디에 있는지를 일단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증거인멸 수사 여부를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증거인멸 부분은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한 다음 불법성이 있는지 등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일단 부정선거 의혹을 덮기 위해 고의로 또 조직적으로 증거물을 빼돌리거나 없앴다면 그건 불법이므로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엑스인터넷정보 압수수색 과정에서 비례대표 투·개표 기록 등이 담긴 하드디스크가 새것으로 교체되고 서버 기록 등이 모두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2010년 전교조·전공노의 민노당 불법 입당논란 사건 때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자 ㈜스마일서브가 보관하던 하드디스크 2개를 빼돌려 당시 오병윤 사무총장(현재 당원비상대책위원장)이 증거 인멸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현미 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