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노벨경제학상’ 10인이 말하는 위기 해법

지식의 탄생 / 카렌 호른 지음, 안기순·김미란·최다인 옮김 /와이즈베리

경제학은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앞에서 제대로 된 진단과 해법을 내놓지 못해 무용론에 휩싸였다. 이 책은 경제학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여전한 통찰을 준다고 믿고 있다. 이런 취지에서 저자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10명의 석학들과의 인터뷰를 시도했다.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 폴 새뮤얼슨이 첫 번째 테이프를 끊는다. 그는 시장이 완벽할 수 없으며 자유무역이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뒤를 이어 제임스 뷰캐넌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예산 운영이 없도록 헌법적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경제학을 일상 생활과 연관시킨 학자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게리 베커는 비슷한 사람끼리 함께하는 결혼의 원리를 통해 경제학의 인적 자본을 풀어낸다. 학문적 내용뿐 아니라 학자들의 개인적 삶에도 초점을 맞춘다. 제임스 뷰캐넌은 장학금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들은 경제학 수업 때문에 경제학자가 됐다고 고백한다.

책은 경제학 전문서가 아니다. 저자는 어려운 경제학 얘기를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경제학을 인물에 접목시켰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