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아파트, 1년새 36%나 늘어

주택임대 시장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토해양부 전월세 실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 아파트 월세 거래는 1만4100건으로 전년 동기(1만325건) 대비 36%나 급증했다.

단독주택, 다세대, 다가구주택 등을 모두 합한 전체 주택의 월세 거래량은 4만265건으로 지난해보다 2.5%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세 거래량(8만2700건) 증가율(1.3%)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이다.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전월세 실거래가 조사가 처음 시작된 지난해 1월 월세 비중은 31.9%였지만, 지난해 4월 32.5%에서 올해 4월 32.7%로 높아졌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데다 경기침체로 마땅한 투자처마저 사라지자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입자의 입장에서도 비싼 전세가격에 대출 부담 등으로 인해 저렴한 월세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비싼 아파트 전세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가구들이 대출 부담으로 인해 비교적 저렴한 다세대나 빌라 월세를 많이 선호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월세 매물도 귀해지면서 보증금이 오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국토부 실거래 통계에는 고시원, 원룸텔 등 보증금 없는 월세는 포함되지 않고 보증부 월세만 조사되면서 실제 월세 계약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전월세 거래량 통계에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보호받기 위해 관할 관청에 신고하는 ‘확정일자’를 받는 가구만 거래량 지표에 잡힌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사실 전세는 월세보다 세입자에게 훨씬 유리한 제도인데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것은 세입자의 주거 안정이 그만큼 악화됐다는 의미”라며 “임대인의 월세 수입에 세금을 부과하고 임차인의 월세 지출에 대해선 소득공제를 확대하는 등 전세의 월세 전환을 저지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