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성장 시대’ 돌입>정부 ‘부양책’ 카드 꺼낼까

한국경제의 앞날을 향해 국내에서 잇단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 정부가 경기부양 실행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유럽 재정위기가 벌써 실물경제로 파급될 조짐을 보인다며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나 금리인하 등 적극 대응을 요구하고 있지만, 오는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둔 과천의 분위기는 여전히 ‘스몰볼’ ‘파인튜닝(미세조정)’의 실무형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내외 기관들의 전망치가 갈수록 안 좋은 쪽으로 흘러 우려스럽다”면서 “우리까지 너무 어두운 경제전망을 내놓을 경우 정치권의 추경편성 압력이나 시장의 실망을 초래할 수 있어 적절한 ‘매직넘버’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8일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기존 3.7%에서 3.3∼3.5%대 범위까지 낮춘 숫자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측자는 실무팀에서 이미 3.4% 안팎의 전망치를 확정하고 장관의 결제만을 기다린다는 얘기를 전한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5%로 낮춘 데 이어 다음 달 중 한 번 더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8%에서 3.6%로 하향 조정을 마쳤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3.2% 안팎의 수치를 내놓았다. 최근 연례협의를 마친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3.5%에서 3.25%로 낮추었고, LG경제연구원은 모든 기관 중 가장 낮은 3% 의견을 내놨다.

정부는 이에 따라 경기부양을 위한 일자리, 물가, 수출, 내수 등 전방위 대책을 쏟아낼 예정이다. 이미 발표한 기금확충을 포함해 ‘마지막 치약’까지 짜내는 알뜰함과 물 샐 틈 없는 낭비길목 지키기를 병행할 계획이다. 김동연 재정부 제2차관은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선택과 집중’에 따른 전략적 재원배분으로 사회통합, 미래투자 등 반드시 필요한 분야는 선제 지원할 수 있게 투자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