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치변수’ 악화>노동계 강경파가 움켜쥔 환노위, ‘기업 때리기’ 전초기지 되나

19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가 위원장 포함 ‘여소야대’로 구성된 가운데, 야당 위원들은 ‘전문성’을 명분으로 상당수 인사가 친노동 성향 인물로 채워졌다.

또 여당은 7명 중 6명을 초선으로 배치한 데다, 여당에서도 노동운동 출신이나 노동분야에 있어서의 개혁성을 중시하는 인사가 다수여서 노사갈등을 다루는 환노위가 친노동 입법의 전초기지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민주당) 소속인 신계륜 환노위원장은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노동운동과 재야운동에 몸담았던 인사다. 전국 노동운동단체협의회 상임집행위원을 지냈고, 14·16대 국회 환노위원으로 활동했다.

민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대우자동차 용접공으로 취업해 대우차 노동자 대표를 지냈다. 은수미 의원은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으로 6년간 수감생활을 했고, 출소 후 대학으로 돌아가 노사관계와 노동운동, 비정규직 문제 등 연구에 천착해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을 지내는 등 ‘현장과 이론을 겸비한 노동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김경협 의원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출신 핵심 노동운동가다. 한정애 의원 역시 한국노총 출신이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측근으로 통하는 그는 안전보건공단 노조위원장,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여기에 환노위 야당 위원 중에는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이라는 노동운동 출신 ‘여걸’이 포진하고 있다. 심 의원은 구로공단 공장노동자로 들어가 민주노조운동에 앞장서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했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새누리당에도 친노동 성향 인사가 적지 않다.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상임부위원장을 지냈으며 새누리당 쇄신파의 주도적 인사다.

최봉홍 의원은 전국항운노조연맹 위원장과 한국노총 부위원장을 지냈다. 이완영 의원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을 지낸 공무원 출신이지만, ‘동일노동 동일가치’(비정규직에도 임금뿐 아니라 각종 수당까지 차등없이 지급)를 골자로 하는 새누리당의 비정규직 처우개선 개혁법안 마련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이종훈 의원은 학자 출신이지만 ‘노동 경영학’ 전공자다.

이처럼 환노위가 여소야대에 친노동 인사로 대거 채워진 것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비인기 상임위 회피’ 분위기 때문이라는 비판론도 제기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0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의원들이 환노위에 안 가려고 한다”며 “기피 상임위여서 예결위에 넣어주는 등 인센티브까지 주면서 설득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신계륜 환노위원장은 10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제가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노사 안정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투쟁으로 가면 안 되니까, 서로 잘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