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윤동주 삶, 무대에 서다

“시가 지닌 판타지를 무대 위에서 구현하겠습니다.”

서울예술단 ‘윤동주, 달을 쏘다’의 권호성 연출은 16일 서울 중구 소공로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초등학교 시절 아무 것도 모르고 윤동주의 시를 읽었다. 그의 삶을 뮤지컬로 표현하는데 부담감이 있지만, 좋은 뮤지컬이 탄생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근대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는 시인 윤동주(1917~1945)의 일생이 아니라, 시작 활동에 충실했던 ‘연전시절’부터 일제치하의 살벌한 시국에서 살아야 했던 시인의 열정과 고뇌를 다룬다.

특히 안중근을 주인공으로 했던 창작뮤지컬 ‘영웅’의 한아름 작가와 오상준 작곡가가 다시 뭉쳐 관심을 받고 있다.

한 작가는 “왜 지금 윤동주인가”에 대한 질문에 “이 시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간단하고 편리하게 글을 쓴다. 이런 자유를 누린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한줄 한줄 쓰는 게 고통이었던 윤동주를 통해 글을 쓴다는 행복감과 자유가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됐다”고 답했다.

또 “평전이나 주변 증언에 따르면, 윤동주 시인은 담담하고 평온하게 살아오신 분이다. 특별한 사건이나 사고가 없었던 인물이라, 긴장감과 클라이막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고민이었다. 배가 혼자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파도에 흔들리는 것처럼, 시인의 친구들이나 연전시절 처절한 상황 등 주변 상황탓에 흔들리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 특히 서울예술단의 강점이 합창과 군무인데, 이를 통해 흔들리는 주변 상황과 그로 인한 고뇌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윤동주, 달을 쏘다’는 시인 윤동주(박영수)와 시인의 평생지기였던 송몽규(김형기), 유고시집 출간에 힘을 실어준 절친 강처중(이시후), 시집을 출판한 후배 정병욱(김백현), 가상의 인물 이선화(김혜원)가 극을 이끌어 나간다.

8월10∼1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안선희 기자 sunnyah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