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은 ‘경제살리기’ 법인세 내리는데… 대선앞둔 한국만 “인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에 부과되는 법인세율(법인세+지방세 등 기타 세금)이 최근 4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전 세계 법인세율은 1% 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시아 지역 법인세율은 평균 2.61%포인트 떨어지면서 우리나라보다 낮아졌다.

이런 가운데 올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상 주장이 잇따라 제기돼 자칫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법인세율 인하 흐름에 역행하면서 다른 경쟁국과의 투자 유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세계 4대 회계법인인 KPMG와 국세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법인세율(최고세율)은 법인세 22%와 지방세 2.2%를 합한 24.2%다. 법인세율은 지난 2009년 27.5%(법인세 25%+지방세 2.5%)에서 24.2%로 낮아졌으나, 추가 인하 계획이 정치권 부자감세 논쟁으로 무산되면서 이후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세계 128개국의 법인세율(최고세율)은 평균 25.35%에서 24.47%로 0.88%포인트 인하됐다.

아시아 지역 33개국의 평균 법인세율은 2009년 25.73%로 우리나라보다 높았으나 2012년에 23.12%로 하락하면서 우리나라보다 낮아졌다. 북미 지역은 최근 4년간 법인세율을 3.5%포인트 낮췄고, 유럽 지역도 1.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오세아니아 지역 역시 0.6%포인트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법인세율도 2009년 25.73%에서 2012년 25.37%로 0.36%포인트 하락했다.

KPMG가 조사한 128개국 중 최근 4년 사이 법인세율을 내린 국가는 21.9%에 해당하는 28개국이었다. 우리나라 경쟁국인 대만은 25%였던 법인세율을 2010년에 17%로 8%포인트나 낮췄다. 싱가포르는 2008년(20%→18%)에 이어 2010년에 17%로 추가 인하했다. 일본도 올해 법인세율을 2.68%포인트 인하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투자 활성화를 위한 법인세 인하는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우리 정치권은 경제 민주화와 복지 논쟁에 빠져 법인세 인상을 내세우는 등 오히려 기업의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