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율도 38%… ‘高세금’ EU보다 더 높다

우리나라의 소득세율(최고세율)은 38%로 세계 100개국 가운데 30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세금이 높기로 유명한 유럽연합(EU) 평균 소득세율(최고세율)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KPMG와 국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득세 최고구간의 세율은 지난해 세제개편을 통해 35%에서 38%로 상향조정됐다. 현재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부자 증세를 내세우고 있는 민주통합당(민주당)은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과표구간을 3억 원 초과에서 1억5000만 원 초과로 낮춰 적용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은 과표구간 변경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금융소득종합과세와 주식양도차익과세 대상을 늘리는 정책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이처럼 정치권이 고소득층에 대한 세부담을 늘린다는 방침이지만 우리나라 소득세율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지 않다. 세계 평균 소득세율(최고세율)은 31.81%로 우리나라보다 6.19%포인트 낮았다. 아시아 지역 평균 소득세율도 34.76%로 우리나라보다 낮았다. 미국은 소득세율이 35%였고, EU의 소득세율 역시 37.21%로 우리나라보다 낮았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소득세율이 낮은 것이 아니라 소득세 면제 계층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 우리나라의 2011년 조세부담률은 19.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5%에 못 미친다. 반면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근로소득자 상위 20%가 내는 소득세는 전체 근로소득세액의 84.7%나 된다. 기획재정부는 현재 이러한 소득과세 편중성 해소를 위해 비과세·감면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세제개편안을 마련 중이다.

한편 소득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카리브해에 위치한 네덜란드령인 아루바로 58.95%였다. 스웨덴(56.6%), 덴마크(55.38%), 네덜란드(52%) 등 북유럽 국가들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바레인,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들은 소득세율이 0%로 눈길을 끌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