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포퓰리즘 편승해 대기업 행태 악의적 전파”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아직 국회에서 추진중인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며 여당 원내대표와 법안 발의 의원들을 직접 항의 방문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로 정치권의 ‘입법 포퓰리즘’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특히 남경필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시하며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무분별한 법안 발의에 신경을 써 달라”는 주문까지 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이날 오후 개최한 긴급토론회에서도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발의한 법안들에 대한 집중적 문제제기와 성토가 이어졌다. 특히 기존 순환출자도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3호 법안에 대한 집중적 조명이 이뤄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허용했던 순환출자를 금지하면 헌법의 소급입법 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순환출자의 역기능과 해소 방법 등을 과학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대기업 그룹의 부도덕한 행태를 악의적으로 전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순환출자는 출자총액제한제도와 재무구조 개선, 상호 출자금지, 대기업의 부실기업 인수 등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순환출자의 의결권 제한 부분과 관련해 이 원내대표도 “당론과 무관하다”며 이미 선을 그은 바 있다.

기존 순환출자 금지로 한국의 경쟁력 있는 대기업들이 외국기업의 적대적 인수·합병(M&A)대상이 된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발제문에서 “의원들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삼성, 현대차의 경우 국내 자본이 인수할 엄두를 못낼 것이기 때문에 중국 등 외국 자본에 좋은 사냥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기업 그룹의 횡령·배임죄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를 금지한 ‘특정경제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1호법안)이 ‘맞춤·표적입법’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전삼현(법학)숭실대 교수는 발제문에서“법률안의 개정 취지나 명분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양형기준은 사법부의 고유한 영역인데 이를 입법권이 침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