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美·유럽까지 휩쓴 ‘강남 스타일’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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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에서 명명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는 2001년 데뷔 음반 수록곡 ‘새’로 단숨에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너만을 바라보던 날 차버렸어/나 완전히 새됐어~’하는 트렌디한 코믹 가사에 젊은이들이 열광했고, 나이트클럽에선 쉴새없이 그의 노래가 전파됐다. 그는 금세 ‘유행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그가 인기 스타로 떠오른 건 노래 때문만은 아니었다. ‘연예인’하기엔 민망한 외모가 친근감을 부추겼고, 육중한 몸매가 부리는 마술 같은 코믹 춤과 개그맨 못지 않은 입담은 술 자리에 데려가고 싶은 ‘친구’ 같은 이미지로 소비됐다.

늘 ‘재미’를 앞세우던 그도 시련기를 거쳤다. 2001년 대마초로 구속되면서 가수 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했고, 2007년엔 부실 근무 혐의로 사상 초유의 군 재입대라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다. 싸이는 그럴 때마다 호기롭게 위기를 넘겼다. 싸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유학할 정도로 음악에 재능이 뛰어난 뮤지션이다. 로커가 되고 싶었던 댄스 가수는 자신이 내놓는 일련의 음악에서 로큰롤의 흥겨운 정서를 놓치지 않았다. 최근 그의 코믹한 말춤 ‘강남스타일’이 미국과 유럽 등을 강타하면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CNN과 허핑턴포스트에 이어 LA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이 ‘꼭 봐야 할 뮤직비디오’라고 인기 열풍을 소개했다. 최근 프랑스 방송사 M의 간판 프로그램인 ‘7:45’에서도 강남스타일이 화제에 올랐다.

‘강남스타일’의 성공비결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함께 품격·럭셔리로 대표되는 강남스타일을 가차없이 풍자하는 촌스러움의 위력이다. 새 음반 타이틀곡이기도 했던 ‘강남스타일’도 외형적으로는 댄스 리듬을 담고 있지만, 안으로는 록의 선율과 태도를 녹여냈다. 후렴구에서 직선적으로 뻗어가며 듣는 이의 심장을 후벼파는 록 선율이 그렇고, 부유층이 사는 강남을 풍자적으로 비꼰 내용도 그렇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명언을 싸이는 가슴에 새겨진 단단한 ‘록 스피릿’으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