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흉포화>성범죄자 등 심리치료 ‘손’ 놓고 있다

성범죄 등 각종 강력범죄 재범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전국 교정시설의 수감자가 4만여 명에 이르지만 심리치료 등을 할 수 있는 정신과 의사는 단 1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구치소, 교도소 등 전국 교정시설에 수감된 수감자는 4만5845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담당하는 의사는 공중보건의(67명)를 포함해 15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감자에 대한 심리치료 등을 할 수 있는 정신과 전문의는 전국에 단 1명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마저도 시간제 근무로 해당 전문의는 지난 1994년 5월 채용돼 법무부가 수감자 중점치료시설로 지정하고 있는 진주교도소에서 주당 40시간 근무하고 있다.

약물중독이나 정신분열 등으로 치료감호 처분을 받은 범법자를 격리수용하는 치료감호소 역시 정신과 의사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전국에 한 곳뿐인 공주치료감호소는 매년 900명 이상의 치료감호 처분을 받은 정신장애 범법자가 수용되지만 이곳 역시 근무중인 정신과 의사가 9명에 불과하다.

관련 전문가들은 현재처럼 정부가 상습 성범죄자 등 수감자들의 심리치료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범죄 재범률은 날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준영(정신과) 서울대 교수는 “교정시설에서 단순히 격리만 시켜놓고 있다가 사회로 복귀시키는 현행 방식으로는 재범률을 낮출 수 없다”며 “자기통제력이 약한 정신질환자들이 저지른 강력범죄가 매년 3000여 건을 넘고, 상당수 범죄자들이 정신질환까지는 아니어도 정신이 황폐해지는 등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수감자들을 위한 심리치료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