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사-나라 밖>“출산율 높아야 먹고산다” 유치원교사 ‘저녁에도 탁아 서비스’

●…덴마크의 한 지역 유치원 종사자들이 출산율 저하로 원생 숫자가 줄어들면서 실직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기발한 대응책을 내놨다. 원생 부모들에게 아기를 가질 수 있는 오붓한 ‘시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13일 BBC는 덴마크의 핀 지역 유치원들이 원생 부모들에게 저녁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맡아주는 특별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직장에서 퇴근하자마자 유치원에 맡겨둔 아이를 데리고 집에 돌아가는 대신, 저녁에 부부만의 오붓하고 은밀한 시간을 보내게 되면 출산율이 높아져 장기적으로 유치원 교사들의 직업적 안정성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이 서비스를 시행 중인 그래스호퍼 유치원 관계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원생 42명의 부모 중 약 절반이 저녁 탁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오늘 밤에도 20여 명의 원생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가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과연 출산율 상승효과를 창출하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 그러나 서비스 자체만으로도 덴마크의 저출산 심각성을 경고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반응이 좋으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유치원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출산과 육아는 경제 상황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만큼, 단순한 탁아 서비스 연장만으로 출산율이 높아지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해 덴마크의 출산율은 1.76명으로 해마다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세계 221개국 중 출산율 순위는 185위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