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김정일 대화록’ 파문>‘盧·金 비밀대화록’ 존재 여러 경로로 확인

지난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이의 10·4 남북정상회담에서 비공개 대화록이 있었다는 사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상 확인됐다.

비공개 대화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두 개의 추론이 가능하다. 하나는 북측이 녹음 등을 통해 확보한 둘의 대화내용을 나중에 우리 측에 적절한 경로를 통해 전달했을 가능성, 또 하나는 우리 측이 직접 손으로 적은 것을 남으로 돌아온 뒤 풀어서 대화 형식의 문서 형태로 보관했을 가능성이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통일비서관 출신인 정문헌 의원은 8일 통일부 국정감사 등에서 “2007년 10월3일 오후 3시 북한 백화원초대소에서 열린 남북정상 단독 회담 당시 내용이 녹음됐다”고 주장했다. ‘단독 회담’으로 추정되는 ‘별도의 회담’이 있었고, 북한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대화내용을 녹음한 뒤 녹취록을 비선을 통해 남측과 공유했다는 것이다. 또 이 ‘비공개 대화록’은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에 보관돼 있다고 정 의원은 주장했다.

사실 1·2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존재는 여러 차례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은 2008년 1월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의 대화록뿐만 아니라 2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도 취임 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1·2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읽어보고 “기가 막힌다”며 탄식했다는 설도 나돌았다.

하지만 이 대화록이 정 의원이 밝힌 ‘비공개 대화록’과 같은 문건인지 100% 확인되지는 않는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정 의원 주장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