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골프가 맺어준 ‘소중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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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나라의 사상가였던 순자(筍子)는 “그 아들의 성품을 잘 알 수 없거든 그 아들의 친구를 보라”고 했습니다.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바뀐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서양속담엔 “친구를 알고자 하거든 사흘만 같이 여행하라”고 합니다.

필자는 골프를 권하고 싶습니다. 골프를 친 25년간 정말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내 인생의 7할은 골프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골프장에서 4, 5시간을 함께하다 보면 그 사람이 보입니다. 5시간 함께 라운드 하고 목욕탕에서 함께 씻으면 그 사람의 마음이 보입니다.

라운드 후, 다시 그에게 연락을 하면 그 사람의 성품이 보입니다. 그래서 좋은 사람은 오래 만나게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멀리하게 되는 법입니다.

매주 문화일보에 연재된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내용을 보고 김포시사이드 한달삼 회장께서는 항상 댓글을 남겨 줍니다. 요즘 골프장 운영으로 바쁜 일이 많으실 텐데도 변함없이 글에 대한 반응을 해주십니다. 데이비드 골프 구현수 사장은 매주 글의 등급까지 매겨서 보내옵니다. 이분들을 통해 사랑과 관심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김소영이라는 동생이 있습니다. 1986년 체조국가대표로 활약하다가 하반신 마비가 왔지만 늘 봉사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녀와 함께 ‘장애인 골프대회’를 1993년에 시작하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대신 골프를 통해서 자선과 봉사하는 계기를 알게 됐습니다.

박철홍이란 화가가 있습니다. 한 팔로 골프를 칩니다. 그것도 80대 중반의 스코어를 냅니다. 그를 통해서 강한 도전과 좌절하지 말자는 삶의 방법을 배웠습니다. 경남 통영에 사는 이동영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제 글을 읽고 골프를 배우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미국에 사는 재미교포 한 분은 명절 때마다 좋은 글 값이라며 배 한 상자씩을 보내주십니다.

통일문화연구소 나종억 박사께서는 제 글이 맘에 든다며 전화해 친구하자 했습니다. 지금은 둘도 없는 형아우로 지냅니다. 골프를 통해서 알게 된 참 좋으신 분들입니다.

골프를 통해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을 어떻게 다 나열할 수 있을까요. 이 모든 분들은 제 소중한 친구이자 삶에 윤활유 같은 분들입니다. 높은 산을 가장 빨리 안전하게 등반하려면 산을 올라가본 사람과 같이 가면 됩니다. 살아가면서 소중한 친구, 참된 삶을 영위하고 싶다면 골프장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 깊어가는 가을 필드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만나세요.

그림 = 김영화 화백, 글=이종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