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예 강제 동원… 日정부, 법적 책임”

정부는 15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유엔 총회에서 ‘성노예(sexual slavery)’라는 문구를 사용하면서 일본의 법적 책임 인정과 책임자 처벌 및 피해자 구제를 위한 배상을 촉구했다.

정부는 특히 “이 문제는 전쟁범죄 및 인도에 반하는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으로,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남아 있다”며 일본을 직접 압박했다.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7차 유엔 총회 제3위원회의 ‘여성 지위 향상’ 의제 토의에서 우리 정부 대표로 나선 신동익 유엔차석대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대 성노예(military sexual slavery)’로 강제 동원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위안부 여성에 대한 사죄를 표하면서도 “관련 권리구제 문제는 법적으로 해결됐고, 아시아여성기금을 통해 사죄금을 지급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신 차석대사는 이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청구권 협정 협상 과정에서도 일절 거론된 바 없고, 유엔 보고서 등도 이 문제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나 이후 양자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 차석대사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과 국제사회의 준엄한 지적을 외면하고 법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부인하는 데 대해 심각히 우려한다”며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이 수용 가능한 형태로 해결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전시 성폭력 문제가 국제형사재판소(ICC) 규정에 ‘전쟁범죄’와 ‘인도에 반하는 죄’로 성문화됐고 국제전범재판소가 관련 가해자를 처벌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어 유엔과 전 회원국들이 전시 성폭력 희생자들을 위한 효과적인 구제 조치와 예방, 가해자 처벌 등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는 한편, 역사적 사건에 관한 정확한 교육을 통한 재발 방지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본의 왜곡된 역사교육을 겨냥했다.

김상협·신보영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