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특전사시절 북한군 목 베어왔다?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사실(fact)’로 교묘하게 위장한 흑색선전(마타도어)들이 여의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마타도어는 이른바 ‘빅3’ 후보 중 가장 늦게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추종세력과 반대세력들이 공방을 펼치면서 증폭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타도어가 지능적으로 진화된 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결합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장 최근 여의도 정가에 회자된 마타도어 중에는 지난해 사법시험 면접 탈락자들이 안 후보에 대해 우호적으로 대답했다가 ‘괘씸죄’로 모두 탈락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문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53회 사법시험 3차 시험에서 2차 합격자 714명 대부분에게 안 후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 출제됐고, 안 후보에게 우호적인 답변을 한 후보 7명이 모두 탈락해 법무부가 곤혹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면접시험관으로 참여한 한 변호사 측은 1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처구니없는 마타도어에 답변 가치를 못 느낀다”고 잘라 말했다.

‘사생아 설’ 등 각종 마타도어에 휩싸였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최근 실세 측근 비리설에 관한 소문에 휩싸이고 있다. 박 후보 측의 한 핵심 의원이 최근 재계로부터 200억 원의 대선자금을 모집해 간 사실을 금융감독원이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내용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과장된 소문도 나돌고 있다. 문 후보가 특전사 근무 시절 도끼만행사건 보복작전에 투입됐는데,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북한군 초소를 폭파시키고 북한군의 목을 베어 왔다는 내용이다.

신율(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선거일이 가까울수록 유권자들을 혼란하게 만드는 마타도어가 SNS와 결합돼 더 확산될 것”이라며 “상대 후보가 해명할 시간도 없이 유권자의 감정을 자극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