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될 때까지 지원… “미래의 꿈도 만들어주고 싶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유엔 아이티재건지원단 일원으로 파병 중인 단비부대 장병들이 5일 1대1 후원을 약속한 현지 어린이 33명을 부대로 초청,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유엔 아이티재건지원단으로 파병 중인 단비부대 장병들이 아이티 어린이들을 후원키로 하는 등 ‘아이티의 미래’까지 재건을 약속했다.

단비부대 장병 33명은 5일 현지 어린이 33명을 부대로 초청해 1대 1 후원을 약속하는 행사를 가졌다고 합동참모본부가 6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장병들은 후원을 맺은 어린이들이 성인으로 자립할 때까지 앞으로 10∼15년간 매월 4만5000원씩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후원 도중 개인사정으로 지원을 중단할 경우 지원 대상 어린이의 상처를 우려한 장병 10명은 일대일 후원 대신 월 2만 원가량의 정기후원을 약속했다.

장병들의 후원금은 국제 어린이양육기구인 한국컴패션을 통해 후원 어린이 개개인에게 지원된다. 후원금은 어린이들이 일정 수준의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수업료와 교복, 학용품 구입 등에 사용된다. 또한 건강한 성장을 위한 정기적인 신체검사와 진료를 위해서도 쓰이게 된다.

단비부대 장병들의 이날 후원 행사는 3개월 전 공병대장인 오태호(43·3사 28기) 중령이 “연말에 단비부대가 아이티에서 철수하더라도 아이티와 이곳의 어린이들을 잊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보내자”며 시작한 현지 어린이와의 후원 계획으로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들은 ‘형’ ‘오빠’와 다름없는 단비부대 장병과의 첫 만남이었음에도 전혀 어색해하지 않고 함께 식사를 하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윤성현(22) 상병과 후원 관계를 맺은 가스파르(10) 군은 “형님 덕분에 새 교복이 생겼고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돼 행복하다”며 정성껏 쓴 편지 한 통과 선물로 준비한 연필 한 자루를 윤 상병에게 전했다. 윤 상병은 “파병가게 되는 나라 사람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후원에 동참했다”며 “파병지에서의 ‘생애 첫 기부’가 평생 나누고 베풀며 살아가는 삶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비부대는 지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 재건을 위해 2010년 2월 파견된 공병부대로 지금까지 321건의 도로 복구, 하천 준설, 지하수 개발 등과 2만2000명의 의료지원 등 재건 지원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