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단일화 합의’ 이후>文·安, 사안마다 강·온 입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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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병행할 정책 협의 내용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후보가 큰 틀에서는 정책 차이가 없고 동시에 현 정부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막상 구체적인 정책 합의문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깊이 있는 토론과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일화 룰 못지않게 정책 협의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문·안 후보가 가장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부분은 외교·안보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안 후보가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입장을 취하면서 문 후보와 다소 거리가 생겼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와 관련해 문 후보는 취임 시 독소조항에 대한 즉각적인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안 후보는 문제가 생길 시에만 협정문에 근거해 재협상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가 재협상에 강조점을 두고 있는 반면 안 후보는 일단 시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대북정책의 한 가늠자로 평가되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해서도 문 후보는 즉각적인 재개를 공언했지만 안 후보는 민간인 피살 사건 재발 방지, 북한의 사과라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관광 재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해서는 문 후보가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지만 안 후보는 안보상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두 후보 측의 메시지에 온도 차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안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는 안보 문제에서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북한에 계속 끌려다니는 것도 구정치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18대 대선 최대 이슈로 부상한 경제민주화 정책에서도 각론으로 들어가면 차이점이 엿보인다.

문 후보 측은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부활, 기존 순환출자까지 3년 내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반면 안 후보 측은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검토, 신규 상호출자 우선 금지를 주요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제시했다. 강력한 법적 규제가 우선이라는 문 후보 측과 시장의 자율적 규제를 중시하는 안 후보 측의 접근 방법 차이가 보다 근본적인 차이라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책 합의문을 작성할 때 문구 하나, 단어 하나를 가지고도 양측의 신경전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이러한 조율 과정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